SK·한화의 '에이스 보호 작전'이 필요한 이유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9.14 08: 23

"무리는 안 시킨다. 봐서 괜찮을 때 올리겠다".
이만수(53) SK 감독대행은 최근 '선발 없음'을 호소하다가도 좌완 에이스 김광현(23)에 대해서는 한없이 여유를 보인다. 이 감독대행은 김광현의 등판이 예정됐던 지난 9일 2군 송도 상무전이 우천 연기되자 김광현을 1군에 올리는 대신 2군에 더 두었다.
이 감독대행은 김광현이 얼마나 돌아왔는지를 2군에서 확실히 확인한 다음에야 1군에 등록시킨다는 계획. 이 감독대행은 13일 문학 넥센전을 앞두고 이날 마운드 피칭 훈련을 실시한 김광현의 구위에 대해 "예전만큼 돌아온 것 같다"며 칭찬하면서도 "2군 경기를 보고 나서 괜찮으면 1군에 올려 당분간 중간투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는 한화 이글스의 한대화(51)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한화의 좌완 에이스 류현진(24)은 지난 1일 엔트리 복귀에 맞춰 1군에 올라오고도 중간 투수로만 1번 등판했다가 8일에서야 목동 넥센전에서 72일 만에 선발 복귀전을 가졌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9승(7패)째를 거뒀다. 완벽한 괴물투수의 복귀전이었다.
그러나 한 감독은 경기 다음날 류현진에 대해 "아직 정상 선발 로테이션은 지키지 못할 것이다. 언제 나올지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이때 한화는 2연전씩 계속해서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한 감독은 "무리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만 밝히며 류현진이 언제 등판할지 확실하게 정하지 않고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양팀 감독들이 이토록 에이스를 보호하는 것은 이들이 한 번씩 부상을 입었던 만큼 몸상태가 최우선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팀에 한 사람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대행은 "사실 마음 같아서는 김광현을 이번주에 당장 올려 쓰고 싶다"면서도 "김광현은 팀의 에이스인 만큼 건강할 뿐 아니라 잘 던질 수 있을 때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팀의 에이스가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선수들이 받는 심리적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다.
특히 투수층이 얇은 한화의 경우 류현진의 존재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류현진의 성적이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화에서 류현진이 무너지는 것은 어느 팀 에이스가 부진한 것보다 팀내 파급력이 크다. 류현진이 잘 던져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일단 류현진은 돌아왔다. 아직 두 번째 선발전이 정해지지 않기는 했지만 첫 번째 선발 복귀전에서 호투하며 팀에 희망을 가져다 줬다. 김광현도 류현진과 같이 가까운 시일 내에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를 수 있을까. 이 두 투수는 팀을 넘어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성공적인 복귀는 야구계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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