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프로야구 팬들의 향수를 자아내던 또 하나의 큰 별이 팬들 곁을 떠났다.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에 빛나는 최고 투수 최동원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감독관이 1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지난 7일 타격 천재 故 장효조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이 지병으로 인해 타계한 후 꼭 1주일 만에 전해진 비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1983년 롯데에 입단한 고인은 1984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 시리즈에서 5경기 중 3경기에서 완투하며 혼자 4승을 거두고 롯데 창단 후 첫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1990년 시즌 종료 후 은퇴한 고인은 8시즌 동안 통산 103승7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의 대기록을 남겼다. 프로야구는 故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을 지병으로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레전드 스타를 떠나보내는 비운을 겪었다.
두 고인은 모두 프로야구 초창기 팬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은 스타 플레이어였다. 때문에 그들의 별세 소식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절로 자아내고 있다. 야구인들 또한 "체격 조건은 지금의 선수들이 우월하지만 기술로는 옛날 선수들이 우월했다"라며 장효조, 최동원 두 선수의 이름을 먼저 꼽았다.
故 장 감독은 매서운 눈매로 상대 투수의 공을 응시하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어떤 공이라도 때려내는 악바리 같은 스윙을 자랑했다. 故 최동원 또한 롯데가 필요한 순간 언제라도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주도하며 상대적 전력 열세였던 롯데의 극적인 우승을 이끌었다.
은퇴 뒤에도 두 고인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곳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팎으로 힘을 쏟았다. 장 감독은 지병으로 인해 낙향하기 전까지도 삼성 2군 감독으로 재직하며 배영섭, 모상기, 오정복 등 삼성 타자 유망주들의 성장에 힘을 쏟았다.
故 최 감독 또한 2008년 KBO 경기 감독관으로 재직한 데 이어 2009년에는 한화 2군 감독으로 유망주들의 성장에 더욱 주목했다. 2009년 춘천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서 故 최 감독은 간소한 팬 사인회 중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춘천은 아직 야구 불모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2군 유망주들이 제 기량을 펼칠 장을 얻는 것 자체에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언젠가 이 곳에서 더 좋은 장이 펼쳐지면 그 때는 1군 스타 플레이어도 환영을 받겠지요".

웃으며 팬들의 사인 요청에 답하며 화려한 날을 기다리던 故 최 감독. 그리고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유망주들의 성장을 지켜보던 故 장 감독. 화려한 무대의 지휘자가 아닌 뒷켠에서 자신의 힘을 보태고자 노력했던 두 불세출 스타의 퇴장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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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최동원이 지난 1984년 MVP에 뽑힌 뒤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에 앉아 포즈를 취한 모습 / 일간스포츠 제공.
<아래 사진> 장효조-최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