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가르쳐 준 게 아니라 자기가 할 말이 있다고 해서 들었다".
홍명보(42) 감독이 올림픽대표팀이 오는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릴 오만과 2012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1차전을 앞두고 조직력 다지기에 나섰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4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전 훈련을 펼치면서 조직렴 담금질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훈련을 펼친 후 홍명보 감독은 연습장을 떠나지 않았다. 왼쪽 풀백 홍철(성남)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기 때문. 때로는 심각한 표정으로 홍철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홍 감독은 웃으면서 대화의 내용을 풀어 놓았다.

홍철을 따로 불러 개인과외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아니다. 오히려 (홍)철이가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쿠웨이트에 다녀온 후 생겼던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해서 함께 고민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수비 상황서 생겼던 문제들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는 것 같다.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의 말처럼 홍철은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A대표팀에서 뛰었던 레바논전에서는 최고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어진 쿠웨이트 원정서 악몽과 같은 기억을 갖고 말았다. 쿠웨이트 파하드 알에네지에게 압도당하며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것. 쿠웨이트의 동점골 역시 알에네지의 돌파에서 시작되고 말았다.
홍철은 자신의 트위터에 '부족하다'는 말을 남기며 강하게 자책했다. 홍철의 힘든 여정은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홍철은 지난 10일 열린 수원과 '마계대전'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3분 사샤의 골을 어시스트했지만 후반 41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결국 성남은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홍철의 퇴장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였다.
그러나 홍철은 주춤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단단해지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덤덤하지만 굳은 표정을 한 홍철은 홍명보 감독에게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상황.
올림픽 대표팀서도 홍철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측면에서 공수에 걸쳐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을 통해 홍철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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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