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동원, 모교 유니폼 입기 위한 마지막 의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9.14 12: 21

"투병 사실이 드러날 것을 알면서도 고인이 행사에 참여한 것은 마지막으로 모교 유니폼을 입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싶다".
최수원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원이 14일 오전 별세한 형 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지난 7월 투병 중에도 경남고-군산상고 레전드 매치에 참여한 까닭을 뒤늦게나마 밝혔다.
최 심판원은 14일 故 최동원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고인은 생전에 투병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셨다"고 고인의 마지막을 회상했다.

故 최동원은 2007년 대장암 투병 소식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했으나 상태가 호전된 듯했다. 고인은 지난 7월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군산상고-경남고 레전드 매치에 참여했고 그때 나타난 핼쑥한 모습에 투병설이 나돌았다. 고인은 결국 14일 오전 입원 치료 중이던 일산병원에서 향년 53세로 별세했다.
최 심판원은 "고인이 7월 레전드 매치에 참석했을 때도 이미 몸이 좀 안좋은 상태였다"며 "그러나 긴 투병 생활 속에서 언론에 드러날 것을 알면서도 행사에 참여한 것은 제 생각에 마지막에 모교 유니폼이라는 것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가고 싶었던 의지였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구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처음에는 고인이 부담스러워 했고 의사도 만류했지만 출전해 팬들에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허 위원은 "본인도 다시는 모교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없을 것임을 알고 나왔던 것이 아닌가"한다고 전했다. 이어 "'투수로 나와도 18m를 던질 힘이 없다'고 해 타석에라도 세우려고 했지만 팀이 지고 있어 나오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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