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투 능력과 대담성은 내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였다. 나보다 더욱 훌륭한 투수였다".
현역 시절 라이벌. 그러나 사나이는 4년 선배의 별세 소식에 그저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선동렬 전 삼성 감독이 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타계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선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들러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고인은 14일 새벽 2시 직장암 전이로 인해 2시 2분경 세상과 하직했다.
"못 뵌 지 1년 정도 되었다. 그러다가 7월 하순 고교 올스타 경기를 TV로 보는 데 많이 수척해지셔서 안타까웠다"라고 밝힌 선 감독은 "프로에서는 라이벌이었으나 사실 동원이 형은 내게 '롤모델' 같은 투수였다. 동경하는 우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그는 "1982년 세계 선수권서 조언도 많이 들었다. '너는 충분히 앞으로 더욱 올라갈 투수니 마운드에서 네가 최고라고 생각하라'라고 조언해주셨다"라며 선배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현역 시절 라이벌로 꼽힌 두 투수. 불세출의 라이벌로서 선 감독은 고인에 대해 "내가 갖지 않은 연투능력과 대담성 등 투수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지닌 투수가 동원이 형이었다. 내가 감히 따를 수 없는 대투수였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일에는 원조 타격 천재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이 타계했다. 1주일을 사이에 두고 투타 거성의 별세에 선 감독은 마음이 많이 아픈 모양이었다.
"얼마 전 한 시즌 600만 관중 기록을 돌파했는데 선배들께서 이 기쁜 소식을 듣지 못하고 떠나셔서 안타깝다. 나를 비롯한 후배들이 선배들의 화려한 업적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뒤이어 선 감독은 "현장에서 함께 지도자로 맞붙었더라면"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