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급해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 "우리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에서만 4승을 거둔 최고의 투수였다".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감독)
한국 프로야구사의 한 획을 그었던 큰 별이 졌다. '무쇠팔' 최동원 전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감독관이 14일 새벽 세상과의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경남고와 연세대를 거쳐 1983년 롯데에 입단한 최 전 감독관은 1984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 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거두고 롯데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1989년 삼성으로 이적한 최 전 감독관은 어깨 부상 탓에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1990년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통산 성적은 103승74패 26세이브(평균자책점 2.46). 류중일 삼성 감독과 양승호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세상을 떠난 선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뭐가 그리 급해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최 전 감독관이 삼성으로 이적한 뒤 김성래 삼성 타격 코치, 김용국 삼성 수비 코치, 이종두 한화 수석 코치와 함께 자주 어울렸다는 류 감독은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따뜻한 선배였다. 자주 어울리며 밥도 자주 먹었고 후배들에게 변화구 등 기술 전수로 잘 해줬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류 감독은 데뷔 첫해(1987년) 최 전 감독관과의 첫 대결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선배들에게 "(최 전 감독관의) 구위가 아주 뛰어나다"고 혀를 내둘렀다는 류 감독은 "선배들이 '그땐 이미 어깨가 나빠진 상태라고 하더라. 과거에는 얼마나 좋았겠냐"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난 7일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의 비보에 눈물을 삼켰던 류 감독은 "1주일 사이에 투타의 큰 별이 떠나네. 남의 일 같지 않다"고 고개를 떨궜다.

양 감독은 최 전 감독관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신일고-고려대 출신인 양 감독은 경남고-연세대 출신인 최 전 감독관과 자주 맞붙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다 보니 최 전 감독관의 구위가 눈에 익었단다. 그리고 최 전 감독관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렸다고 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광주 경기였다고 한다.
"신일고 때 경남고와 붙으면 항상 이겼다"고 옛 추억을 떠올린 양 감독은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OB전에서 보니까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이더라. 내일 2군 경기가 없어 2군 선수단이 빈소를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역동적인 투구 폼에서 뿜어나오는 강속구와 커브는 일품. 양 감독은 "커브 뿐만 아니라 컨트롤도 아주 좋았다. 다리를 번쩍 들고 던졌는데"라며 "지금 그런 투수가 어디 있냐. 우리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에서만 4승을 거둔 최고의 투수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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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류중일 감독-양승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