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은 본인한테 달려있는거지".
14일 대전구장. KIA와의 홈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은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36)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전적으로 본인한테 달려있다. 스스로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물론 칼자루는 어디까지나 구단이 쥐고 있고, 가르시아의 남은 시즌 활약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는 뜻. 공교롭게도 가르시아는 이날 경기 전까지 왼쪽 이두박근 통증 탓에 3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 전 을지대학교병원에서 X-레이 촬영을 한 가르시아는 '큰 이상은 없고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 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병원에서 곧장 경기장으로 돌아온 가르시아는 한대화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타격훈련을 재개했다. 한대화 감독은 "지금처럼 해서 되겠는가"라며 가르시아의 부진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가르시아의 시즌 타율은 2할2푼8리에 불과했다.

이를 의식한 것일까. 4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가르시아는 보란듯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회 1사 주자 없는 첫 타석에서 KIA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 안타를 터뜨린 가르시아는 3회 1사 1·2루에서도 로페즈를 상대로 2구째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선발 복귀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를 가동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7회말 5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박성호의 2구째 가운데 높은 129km 포크볼을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지난 6일 대구 삼성전 이후 6경기 만에 터진 시즌 13호 홈런.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이날 경기 포함 올 시즌 가르시아의 성적은 타율 2할3푼7리 13홈런 45타점. 과연 내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은 가르시아를 볼 수 있을까. 한화에 고민거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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