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힘은 위대했다. 무너졌던 투구 밸런스도 다시 찾았고,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의 위력도 회복됐다. 덕분에 생후 한달 된 아들에게 승리를 선물하며 자랑스런 아버지가 됐다.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29)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여 6피안타 2사사구 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9승(6패)째를 거뒀다.
무엇보다 주키치는 최근 부진했다. 시즌 초 안정된 투구 밸런스를 바탕으로 몸쪽과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꽉 찬 제구를 선보이던 주키치는 후반기 들어 이런 모습들이 실종됐다.


주키치도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키치는 지난 6일 불펜 투구를 하다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주키치의 무너진 밸런스를 아들 라일리가 찾아줬다. 주키치는 오늘 두산전에서 직구 최고구속은 142km에 머물렀지만 주무기인 커터의 위력이 살아났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좋았다. 주키치는 라일리가 가져다 준 선물이라고 믿었다.
주키치는 자신을 보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온 생후 1개월 된 아들 라일리 주키치에게 아버지의 능력을 보여줬다. 라일리를 품에 안고 있던 부인 케서린도 "라일리와 내가 주키치에게 큰 선물을 가져왔다"며 웃었다.
경기 후 주키치는 "오늘은 나보다 타자들이 잘해서 이겼다. 그 동안 커브가 잘 안들어가서 고전했는데 커브가 잘 들어갔다. 앞으로 등판할 때마다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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