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동원의 전설, 조승우의 오른팔로 부활한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9.15 09: 46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한국 야구의 큰 별이 쓰러졌다. 경남고 시절부터 무쇠팔을 휘두르며 마운드를 지배했던 강속구 투수 최동원(53) 전 한화 감독이 지난 14일 오전 직장암으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병원에서 영면했다.
30대 이상 야구팬이라면, 아니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최동원 이름 석자를 듣지않은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게 분명하다. 그만큼 최동원이 국내 야구사에 남긴 족적은 거대하고 위대했다.
많고 많은 일화 가운데 지금도 회자되고 앞으로도 깨질수 없는 대기록 하나.1984년 롯데 자이언츠 선수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1, 3, 5, 6, 7차전 무려 다섯 차례 마운드에 오르며 혼자 4승을 따냈다. 롯데가 거둔 시리즈 승수를 모두 책임졌고 그해, 부산갈매기는 우승컵을 안았다.

선수로 유니폼을 입고 뛸 때 최동원은 그토록 빛났건만 은퇴 이후의 삶은 평탄치 못했다. 본인이 나고 자랐고 변치않는 애정을 쏟았던 롯데 감독이 꿈이었지만 근처에 가보지도 못하고 조용히 눈을 감은 게 한스럽다.
하지만 한국 최고의 투수 최동원은 이제 곧 영화 속에서 부활한다. 올 연말 개봉할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이 바로 그다. 최근 프로야구 중흥과 맞물려 야구영화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퍼펙트 게임'은 최동원과 선동열의 운명적인 맞대결을 스크린으로 옮겨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한국 최고의 투수를 놓고 최동원이 최고냐 선동열이 최고냐 하는 논쟁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야구계의 전설이 된 두 사람은 현역 시절, 세 차례 대결을 벌였다. 3경기 모두 역사에 길이남을 명승부로 기록됐다.
1986년 두 차례 대결에서 완봉승과 완투패를 주고받아 호각지세를 이룬 두 거인은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구장 라이벌전서 2-2 연장 15회 무승부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혈전을 벌인 끝에.
선동열과 라이벌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고인은 누구보다 정열적으로 조언과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결국 '퍼펙트 게임'은 그의 손길이 닿은 유작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고인의 역할은 조승우가 맡았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이자 톱스타다. 최동원의 야구혼이 조승우의 열연에 담겨 스크린에서 활활 불타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영화 제작진은 15일 '생전 영화화를 기꺼이 허락해 주시고 조언과 자문을 아끼지 않으셨던 최동원 감독님께 영화를 잘 만들어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되었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르고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추도문을 올렸다.
고 최동원의 마지막 가는 갈에 한 점 티끌이라도 묻지 않도록, 영화 제작진은 고인과의 약속대로 명작을 만들어 보답해야 할게다.
엔터테인먼트 팀장 mcgwr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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