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동원과 맞대결 호주대표, "그는 차원이 달랐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15 14: 05

'불세출의 투수' 최동원의 사망 소식에 지구 건너편 호주에 살고 있는 전 호주대표 출신 노신사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국제 스카우트를 담당하고 있는 그렉 웨이드는 15일 오후 OSEN과 전화통화를 통해 최동원의 소식을 접했다.
"혹시 최동원에 대해서 아느냐"는 질문에 웨이드는 "초이를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정말인가. 정말 슬픈 일이다. 그는 차원이 달랐던 투수다. 타자들을 지배했던 투수다. 국제대회에서도 최고였다. 충격적이다. 정말 놀랍고도 슬프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웨이드는 지난 1982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 호주 대표로 참가했다. 그는 1982년 9월 13일 한국전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7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이어져 14일까지 이틀간에 걸쳐 연장 15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국이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당시 최동원은 호주전에 선발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21타자를 상대해 5안타 2사사구 5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대회 8일째 경기였기에 지난 7일 동안 많은 공을 던진 최동원은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웨이드는 "최동원의 투구를 계속해서 지켜봤기에 5실점에 대해서 큰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웨이드는 "최동원이 큰 알의 안경을 쓰고 마운드에서 우리를 상대로 공을 던졌던 것이 지금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직구, 커브, 어깨도 강했다"고 추억했다. 그는 또 "최동원은 타자를 압도한 투수였다"고 덧붙였다.
전화통화를 하는 내내 아쉬움 섞인 탄식을 계속해서 내뱉은 웨이드는 "당시에 최동원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이 거의 됐던 것으로 안다. 그만큼 재능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잘 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지금 난 토론토 스카우트가 되어 있다는 것이 신비롭다"고 말을 아꼈다.
마지막으로 웨이드는 "가끔 한국에 방문해 고등학교 선수들을 지켜본다. 한국에 많은 선수들을 봤지만 만약 최동원이 지금 고등학교 선수라면 사인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선수"라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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