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국의 나날들’, ‘씬 레드라인’ 등 통찰력 깊은 영화들로 국제무대에서 명성을 쌓아 온 미국의 거장 테렌스 맬릭 감독의 신작 ‘트리 오브 라이프’가 오는 10월 국내 개봉하는 가운데 그의 영화 세계가 다시 한 번 조명 받고 있다.
맬릭 감독은 하버드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 MIT 철학 교수로 재직하다 영화학 코스를 통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연출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 1973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재로 미국사회를 통찰한 ‘황무지’로 영화계에 입문했고 그로부터 5년 후 ‘천국의 나날들’을 발표했다. 대공황기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신분이 다른 두 남자와 한 여자 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이 작품으로 1979년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평단의 주목을 받게 됐다.

그 후로 10년 가까운 공백기를 가진 맬릭 감독은 1998년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이 남긴 상처를 돌아 본 ‘씬 레드라인’으로 성공적인 귀환을 했다. ‘전쟁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란 호평 속에 이듬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 녹슬지 않은 연출력을 과시했다.
더불어 그는 다시 7년 만에 대자연과 문명의 역사를 다룬 ‘뉴 월드’로 돌아와 영화로 사유하는 작가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지난 40년간 단 4편의 장편만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실력파 연출자 맬릭 감독.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영화의 주제와 내러티브를 오로지 이미지만으로 구현해내며 영화 본연의 힘으로 관객들에게 울림을 전하는 유일무이한 연출자이다. 탁월한 감각으로 탐미주의적 영상세계를 선보이며 평단의 찬사를 받아 온 맬릭은 영화를 통해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 ‘뉴 월드’ 이후 그가 6년 만에 내놓는 ‘트리 오브 라이프’는 미국 텍사스 한 가족,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안에서의 오해와 아픔, 이해와 사랑의 시간을 밀도 있게 담아 낸 영화. 오는 10월 27일 개봉 해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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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