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명장면은 다시 안 나올거야".
'불세출의 투수'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별세했지만 그가 남긴 명승부는 여전히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로 '국보급 투수' 선동렬 전 삼성 감독과의 맞대결. 현역 시절 두 투수는 총 3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1승1무1패. 과연 앞으로 최동원-선동렬 같은 명승부가 나올 수 있을까.
현역 시절 선 전 감독과 해태에서 뛰며 최 전 감독의 볼을 상대한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앞으로 그런 명장면은 다시 안 나올 것"이라 단언했다. 한 감독은 "그때는 15회까지 정말 무식하게 던졌다. 둘 다 볼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붙을 때마다 1점차로 완전한 투수전 승부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실제로 최동원과 선동렬은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완투했다. 승리하든 패배하든 비기든 모두 완투 경기였다.

두 투수는 1986년 4월19일 사직구장에서 첫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선동렬의 해태가 1-0으로 승리. 선동렬의 데뷔 첫 완봉승이었다. 최동원은 이날 완투패로 12연승을 마감해야 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1986년 8월19일 사직에서 벌어진 두 번째 맞대결에서 최동원이 완봉승으로 롯데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선동렬도 완투패했는데 2실점 모두 수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이었다.
이어 1987년 5월16일 사직구장에서 필생의 3번째 마지막 맞대결이 벌어졌다. 결과는 연장 15회 2-2 무승부. 최동원은 209개, 선동렬은 무려 232개의 공을 던졌다. 선동렬이 던진 232개는 여전히 한 경기 최다 투구수로 기록돼 있다. 4시간56분 긴 승부에서 끝내 우열을 가리지 못했지만 최고의 명승부로 오늘날까지 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되는 경기. 두 투수의 맞대결을 소재로 한 '퍼펙트게임'이라는 영화도 제작되고 있을 정도다.
한 감독은 "류현진과 김광현이 맞붙어도 그 정도급은 아니다. 지금 두 투수가 모두 베스트 상태가 아니지만, 베스트 상태라고 해도 그 정도 경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이어 류현진과 김광현의 맞대결 여부에 대해 한 감독은 "나는 언제든 붙인다고 했다. 서로 맞붙이고 싶지만 그게 여의치 않았다"라며 웃어보였다. 설령 류현진-김광현이 선발 맞대결을 해도 최동원-선동렬 대결은 절대 따를 수 없다는 게 한 감독의 확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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