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만 만나면 엄청난 위력이다. 6경기서 6할6푼7리(21타수 14안타, 15일 현재) 3홈런 7타점. 이적과 함께 4번 타자 자리를 꿰차며 복덩이가 된 '브룸박' 박병호(25. 넥센 히어로즈)의 표적 맹타가 놀랍다.
박병호는 지난 15일 목동 두산전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선제 결승타가 된 1회 중견수 희생플라이와 3회 중월 솔로포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팀의 7-3 승리에 힘을 보탰다. 9월 들어 주춤했던 박병호는 14일 문학 SK전에 이어 연이틀 멀티히트와 두 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감각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박병호가 두산만 만나면 '킬러'가 된다는 점은 눈에 띈다. 지난 7월 31일 우완 심수창과 함께 넥센으로 이적한 박병호는 이적 후 넥센 유니폼을 입고 36경기서 2할8푼(132타수 37안타) 10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9월 들어 타율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아직 새 4번 타자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박병호다.
이적 후 박병호의 두산전 타율은 무려 6할6푼7리. 두산전 성적을 제외한 6개 구단 상대 성적은 30경기 2할7리(111타수 23안타) 7홈런 18타점이다. 박병호가 두산 투수진을 만난 타이밍도 굉장히 좋았다.
팀을 옮긴 첫 3연전인 대구 삼성전서 11타수 2안타에 그쳤던 박병호는 8월 5~7일 두산 3연전서 11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이적 후 첫 홈런 및 타점을 신고했다. 마침 외국인 타자 코리 알드리지의 어깨 부상으로 고심하던 김시진 감독이 박병호를 '넥센의 현재와 미래'로 점찍은 결정적 순간이었다.
이후 꾸준히 중심타선을 지킨 박병호는 8월 31일과 9월 1일 잠실 두산 2연전서도 2경기 연속 3루타 포함 7타수 5안타로 맹위를 떨쳤다. 그리고 15일에는 간만에 홈런과 결승타점으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6경기 연속 무안타 등으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던 박병호는 연이틀 멀티히트로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경기 후 박병호는 "두 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기록보다 최근 두 경기를 통해 잃어버린 자신감과 밸런스를 잡은 것이 더 기분좋다"라며 "최근 타격부진이 계속되어 심재학 타격코치께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심 코치께서 타격이 안되니 조급해지고 좋은 컨디션을 못 보여준 것 같다는 이야기와 함께 팔로 스윙을 끝까지 못하는 단점을 지적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기본 타격폼을 그대로 두는 대신 자신있게 치라는 심리적 처방전을 받은 셈.
뒤이어 그는 "코치님과 주위 선배들의 가르침 덕분에 다시 제 자리를 찾은 것 같다. 앞으로 평정심을 유지하겠다"라며 꾸준한 맹타를 다짐했다. 새 둥지의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여전히 박병호가 부담없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고 있다.
새로운 '베어헌터'로 떠오르는 동시에 자신의 타격감까지 끌어올린 박병호.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기대되는 '브룸박' 박병호의 화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치솟을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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