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4', 욕하면서 또 본다 '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9.16 08: 31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세상사 온갖 불륜과 듣도 보도 못한 괴상망측 가족 관계를 끌어모은 TV 막장 드라마의 양면성은 최저 수준의 낮은 평가와 1, 2위를 다투는 높은 시청률이다.
인터넷 여론에서는 '막장은 이제 그만'이라며 몇몇 막장 전문의 드라마 작가를 비난하는 네티즌 일색이지만 정작 이들의 원고료 수입은 회당 3천만~5천만원에 달한다. 왜? 이들이 쓰면 시청률 20% 이상을 보장하니까 시청률 지상주의 방송사들이 깜빡 죽을수 밖에.
막장 드라마의 생존 근거는 쯧쯧 혀를 차면서 TV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때로는 (극중 악역을 상대로) 욕까지 내뱉는 것으로 실생활의 고단함을 대리 배출하는 시청수들이 이땅에 상당수인 까닭이다.

영화 쪽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조폭코미디 장르는 TV 속 막장 드라마와 같은 태생이다. 양식 있는 관객(시청자)들의 무수한 돌팔매질 속에서도 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버텨서 돈도 벌고 시청률을 올리는 재주들을 타고 났다.
아니나다를까. 5년 만에 부활한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조폭코미디 시리즈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이 극장가 흥행을 관통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가문의 영광4'는 지난 7일 개봉 첫날부터 15일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누적관객수는 무려 166만여명. 올해 추석연휴 극장가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힌다.
거꾸로 대형 포털 사이트 등의 '가문의 영광4'에 대한 네티즌 평점은 4점대에 불과하다. 인터넷 영화 평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게 현실이지만 이 정도로 흥행과 평점 사이의 괴리가 크다면 문제의 소지는 충분하다. 리뷰에도 악평 일색이다.
하지만 개봉 직후부터 낮은 평점과 악평이 쏟아졌음에도 '가문의 영광 4'의 관객 동원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않고 있다. 막장드라마처럼 욕하면서도 계속 보는 중독성을 가진 조폭코미디의 강한 생명력 덕분일게다.
이로써 한동안 국내 스크린에서 모습을 감췄던 조폭코미디 시리즈는 이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완벽하게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조폭 코미디 시리즈는 '가문의 영광'과 '조폭 마누라', 그리고 '두사부일체'. 명절과 연말 연시 대목 때마다 극장가에 나타나서 곶감 빼먹듯 알짜 수익을 올렸던 조폭 시리즈들은 모두 시리즈 3편을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리나 했다가 '가문' 시리즈가 먼저 좀비처럼 부활한 것이다.
조폭코미디의 부활은 예정됐던 일일지 모른다. 다만 숨을 죽이고 있었을뿐, 영화제작자들은 한국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장르로 조폭 코미디를 꼽고 있다. 한 편의 영화 안에 폭력과 눈물, 그리고 웃음을 한꺼번에 담아서 짬뽕처럼 얼큰하게 끓여내는 조폭 코미디가 한국인의 정서에 딱 맞다는 지적이다.
지난 3~4년간 극장가에서 조폭 코미디가 사라졌던 배경은 2000년대 초반 조폭 코미디의 인기 과열 속에 지나치게 많은 아류작들이 쏟아졌기 때문. '가문의 영광'과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등의 조폭코미디 영화들이 흥행 대박을 터뜨리면서 시리즈를 찍어내기 시작했고 이와함께 '달마야 서울가자' 등 소재만 바꾼 조폭코미디들도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며 붐을 일으켰다.
과하면 넘치는 법. 200년대 초 중반 한 해에만 수십편씩의 조폭코미디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당수는 수준 이하의 내용으로 관객을 실망시키면서 인기는 시들해졌다. 여기에 영화속 조폭의 등장이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는 비난까지 가세하면서 최근 몇 년동안 극장가에서 조폭코미디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와중에 시리즈 4편으로 복귀한 '가문의 영광'이 올 추석 최고의 흥행작으로 급부상하면서 한국영화계에는 다시 조폭코미디 제작 붐이 일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