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넥센, 시즌 끝까지 포기 없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9.16 11: 57

45승2무69패. 승률 3할9푼5리.
올 시즌 넥센 히어로즈의 116경기 성적표다. 넥센은 현재 1위 삼성 라이온즈(69승2무45패)와는 24경기 차, 4위 KIA 타이거즈(66승59패)와는 15.5경기 차가 난다. 넥센이 남은 17경기를 다 이겨도 62승2무69패, 4강권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7위 한화 이글스(52승2무65패)와의 승차 5.5경기 차가 더 눈앞의 걱정이다. 창단 후 첫 최하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넥센의 올 시즌은 겉으로 보기엔 암울하다. 내년 리빌딩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벌써 나온다. 그러나 최근 넥센의 경기는 거의 가을야구를 방불케 하는 접전이다. 리드를 뺏겨도 끈질기게 추격점을 내고 가끔은 갈길 바쁜 상위팀을 잡고 맹위를 떨친다. 리그 최하위의 팀 타율(.248)과 7위의 팀 평균자책점(4.33)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플레이다.

넥센은 14일 문학 SK전에서 1회에만 5점을 내줬다. 넥센의 대패가 예상됐다. 그러나 2회 2득점을 시작으로 매 이닝 차근차근 점수를 낸 넥센은 4회 6-5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후 7-5까지 점수를 벌렸다가 결국 7-8로 한 점 차 재역전패를 당했지만 넥센의 '져도 그냥 지지 않는' 끈기를 보여줬다.
15일에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 중이던 6위 두산을 두들긴 넥센이었다. 넥센은 목동 두산전에서 1회 갑작스러운 정전 중단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은 투타가 모두 맹활약하며 7-3 승리를 거뒀다. 긴 경기 중단으로 '어깨가 식는' 악조건 속에서도 7이닝 호투를 펼친 선발 브랜든 나이트와 장단 14안타를 때려낸 타선이 일궈낸 승리였다.
그러나 넥센은 그렇게 열심히 경기해도 9월 들어 2승2무9패 만을 기록중이고 12회 무승부는 넥센의 전력에도 좋을 것이 없다. 그럼에도 팀 전체가 악착같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김시진(53) 감독은 최근 "우리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팬들에 대한 약속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팬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줘야 한다"며 "희망이 없다면 내년도 지금과 똑같을 것이고 보나마나 뻔한 경기는 팬들이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올해 시즌 끝까지 베스트 전력으로 가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물론 올해만 야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겠지만, 지더라도 그냥 지지 않고, 따라갈 상황이 온다면 베스트 전력을 투입해 따라갈 것"이라고 마지막 남은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넥센이 8월 상위권 팀들을 잇따라 누르며 4강 싸움의 키를 쥐었던 것은 프로야구의 또다른 볼거리였다. 이처럼 최하위 넥센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넥센 팬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의 수준 향상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넥센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