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타석포' 이대호, 통산 3번째 3관왕 정조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9.16 22: 31

롯데 자이언츠 '빅보이' 이대호(29)가 통산 세 번째 타자 트리플크라운(타율, 홈런, 타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이대호는 16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3홈런) 6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팀은 9회말 카림 가르시아에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하며 10-12로 패해 이대호의 3연타석 홈런이 빛이 바랬다. 이대호는 1회와 3회, 4회 세 타석 연속으로 홈런포를 작렬시키며 시즌 26개의 홈런을 기록, 이 부문 선두 삼성 최형우(27개)의 뒤를 바짝 쫓으며 트리플크라운을 가시권에 뒀다.
1회 1사 2루 첫 타석에서 이대호는 한화 선발 양훈의 초구 124km 커브를 부드럽게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이날 홈런 레이스의 출발을 알렸다. 비거리는 110m. 지난달 24일 사직 KIA전 마지막 홈런을 기록한 이후 23일만에 쏘아올린 시즌 24호 대포였다. 

이대호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6으로 역전당한 3회 선두 타자로 나서 또 양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0-2에서 137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솔로포를 터트렸다. 2연타석 홈런. 동시에 이대호는 이 홈런으로 통산 800타점을 올리는 기쁨을 함께 누렸다. 통산 18번째 기록.
그리고 모두들 '설마' 했던 순간, 이대호의 방망이가 또 힘차게 돌았다. 이대호는 5-7로 뒤진 4회 2사 1,2루 세 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장민제의 142km짜리 직구를 힘차게 잡아당겨 이번엔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시즌 26호 홈런이자 비거리는 110m. 순식간에 경기를 8-7로 뒤집는 영양가 만점 스리런포였다.
이대호는 3연타석 홈런을 완성하며 지난 5월 25일 사직 삼성전에서 정인욱을 상대로 3연타석 대포를 기록한데 이어 시즌 두 번째 3연타석 홈런을 완성했다. 시즌 3번째, 통산 32번째, 개인 통산 2번째 3연타석 홈런이었다.
이날까지 이대호의 성적은 타율 3할6푼1리(1위), 홈런 26개(2위), 타점 107점(1위). 타율과 타점 모두 2위 그룹(타율 2위 이병규-0.339, 타점 2위 최형우-97타점)보다 크게 앞서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 이대호의 2년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가로막는 것은 바로 홈런. 이대호가 지난달 24일 사직 KIA전 이후 무려 23일간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하는 사이 최형우는 같은 기간 5개의 홈런을 기록해 이대호를 앞질렀다. 하지만 이대호는 이날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홈런왕 타이틀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만약 이대호가 올 시즌까지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하면 지난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선 아직 단 한명의 타자도 3차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기록이 없다. '역대 최고의 우타자'로 불리는 로저스 혼스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레드삭스)만이 각각 두 차례 달성했을 뿐이다. 일본에서는 오 사다하루(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랜디 바스(한신 타이거즈)가 두 차례씩 트리플크라운을 이뤘다. 그리고 오치아이 히로미쓰(지바 롯데, 현 주니치 드래곤즈 감독)만이 통산 세 차례 트리플크라운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최근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던 이대호는 지난 13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를 앞두고 최형우와 만나 "홈런왕은 너가 해라. 대신 난 타점왕을 하겠다. 하나씩 타이틀을 나누자"며 농담을 던졌다. 그리고 농담을 한 지 불과 3일 만에 '이대호'라는 이름에 걸맞는 대포 3방을 한 경기에서 기록하며 시즌 막판 홈런왕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다만 경쟁자 최형우가 17경기를 남겨둔 반면 이대호는 11경기만을 남겨 추격자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 과연 이대호가 통산 3번째 트리플크라운 달성으로 또 하나의 전설을 써 내려갈 수 있을까. 야구팬들의 시선이 시즌 막판 그라운드로 다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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