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7km' 저승사자 권오준의 귀환에 거는 기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9.17 07: 17

두둑한 배짱과 시원시원한 투구는 그의 최대 강점. 그래서 '마운드의 저승사자'라고 불리기도 했다.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권오준(31)이 핵잠수함의 위용을 되찾았다. 그는 최근 등판에서 직구 147km까지 스피드건에 찍었다. 구단 관계자들은 "권오준이 예전의 구위를 회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예전보다 팔 각도를 높인 덕분이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 코치는 "권오준은 옆으로 던지는 투수지만 사이드암보다 쓰리쿼터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기교보다 힘으로 승부하는 그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의미. 오치아이 코치는 시즌 초반부터 권오준의 팔꿈치가 다소 쳐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활약과 경험 그리고 자존심이 있기에 조언하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에게 조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오치아이 코치는 지금껏 지켜봤던 느낌을 가감없이 전했다. 평소처럼 의견 교환보다 일방적인 통보를 한 이유에 대해 "선수 스스로 깨닫길 바랐다"고 했다. 그 덕분일까. 권오준은 이달 들어 평균자책점 0.00으로 완벽투를 뽐내고 있다.

 
권오준은 13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1⅔이닝 1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잘 막았다. 오치아이 코치 역시 "사구를 허용한게 아쉬웠지만 아주 칭찬해주고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삼성 필승 계투조의 핵심 요원인 권오준이 보다 긴박한 상황에서 던질 수 있길 바라는게 오치아이 코치의 솔직한 마음이다. 그래서 그는 "경험이 풍부한 권오준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까지 힘이 있으니 기교보다 힘으로 맞서겠다". 권오준 역시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팀내 투수 가운데 고참급에 속하지만 그의 나이는 31살에 불과하다. 선수로서 전성기를 누려야 할 시점이다. 5년 전 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누릴 기세다.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포효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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