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이진영은 투구 피하기 달인"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17 07: 21

요즘 TV  프로그램을 보면 생활의 달인이라는 코너가 있다. 삶 속에 매우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최고로 인정을 받을 경우 달인이라는 호칭이 주어진다.
야구선수들 중에도 각자 재능이 있다. 보통 투수와 타자들은 달인이라는 표현보다 각 부문 1위라는 타이틀이 주어진다. 그러나 투수들이 던진 공이 몸에 맞는 힛 바이 피치드 볼은 타이틀이 없다.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SK전에 앞서 SK 이호준이 기자들과 만나 팀 동료인 최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최정은 지난 3일 문학 두산 베어스전에서 이용찬의 투구에 오른쪽 무릎 뒤쪽을 맞는 타박상을 입어 9일자로 1군 엔트리에 빠졌다. 최정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단순히 이 공 뿐만이 아니라 매년 너무나 많은 공을 몸에 맞았기 때문이다.
이호준도 "최정은 공을 너무 많이 맞았다. 공이 날아오면 그냥 맞는다. 공을 피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최정은 지난 2005년 데뷔 후 올 시즌까지 총 701경기에 출장해 무려 99차례나 공이 몸에 맞았다.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20사구 이상을 기록했다.
이호준은 반면에 LG 우익수 이진영에 대해서는 "그는 피하기 달인이다. 투수들이 이진영은 진짜 못 맞힌다. 실제로 상대 포수들이 나에게 이야기했다. 이 때문에 (이)진영이가 SK 시절 내가 대신 많이 맞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은 지난 2008년까지 SK에서 함께 뛰었다. 이진영이 3번타자로 출장하고 이호준이 4번으로 나선 경기도 꽤 많았다.
이호준은 "사실 경기를 하다 보면 이해하기 힘들지만 상대가 맞히는 경우가 있다. 상대에서 이진영을 맞히려 했다. 그런데 절대로 맞지 않더라. 매트릭스인 줄 알았다. 몸쪽으로 날아온 공이 3개 정도 됐는데 다 피하더라. 그리고 나서 내가 타석에 들어갔는데 상대팀 포수가 '너가 대신 맞아라'고 했다.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내가 대신 맞았다"며 웃었다.
이진영은 지난 1999년부터 통산 13년 동안 1327경기에 출장해 몸에 맞는 볼이 29차례에 불과했다. 최정에 비하면 경기수는 두 배 가까이 많지만 사구 숫자는 ⅓도 안 된다.
반면 이호준은 1996년부터 통산 1335경기에 출장해 몸에 맞는 볼이 51개나 됐다. 경기수는 비슷하지만 사구 횟수는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이진영과 이호준이 같이 뛰었던 2005 시즌에 이호준은 10차례 공에 맞았지만 이진영은 3차례에 불과했다.
사실 몸에 맞는 볼을 가지고 달인이라는 말을 표현하기 그렇다. 그렇지만 이호준의 말대로 통계 수치로 봤을 때 이진영은 투구 피하기 달인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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