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넥센 강윤구의 귀중한 시즌 첫 승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9.17 07: 19

"오랜만의 저를 본 것 같아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의미가 있는 복귀승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좌완 유망주 강윤구(21)는 16일 목동 두산 베어스전에서 7회 구원등판해 3이닝을 피안타 없이 볼넷 5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동안 2-4로 뒤져 있던 팀이 5-4 역전에 성공해 강윤구는 구원승을 올렸다.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3월 28일 사직 롯데전 승리 이후 538일 만의 승이다.

이날 강윤구는 최고구속 143km의 직구 제구에 난조를 겪으며 볼넷을 연달아 허용했지만 120km 중반대의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주무기로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수술 전 140km 중반대의 직구를 던졌던 것에 비해 직구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강윤구는 지난 2009년 장충고 졸업 후 1차지명으로 넥센에 입단,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선수. 그해 3승(2패1세이브2홀드), 지난해 1승(1패)에 그쳤지만 발전 가능성 면에서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강윤구는 지난해 9월 25일 서울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수술 후 재활기간을 거쳐 지난 6일 486일 만에 1군에 합류한 강윤구는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복귀전을 치른 지 3경기 째에 승리를 거두게 됐다.
강윤구는 경기 후 "최근 팔꿈치도 아프지 않고 괜찮다"며 일단 수술 후 통증이 없는 것에 만족했다.
이어 강윤구는 "오늘 경기에서 특히 예전 감각을 많이 찾았다. 오랜만의 나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윤구는 곧 "볼이 많은 게 예전 모습 맞다"고 농담을 던졌지만 수술 전의 모습을 되찾고 복귀 후 첫 승을 거둔 것에 대한 기쁨과 안도감이 묻어났다.
강윤구는 마지막으로 "시즌 끝까지 아프지 않고 투구수 잘 늘려서 내년에는 선발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올해 시즌을 넘어 내년 시즌까지 바라보는 각오를 밝혔다.
경기 후 김시진(53) 넥센 감독은 "강윤구는 50개를 던지기로 예정되었는데 46개의 공을 던졌다. 좋은 공을 보여줬고 다음 기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선발로 나설 것이다"라며 강윤구에게 다음에 선발의 기회를 줄 것을 시사했다.
원래 넥센의 차세대 선발감으로 무럭무럭 커오던 강윤구였던 만큼 그가 최후로 검증 받아야 할 것은 선발로서의 능력이다. 강윤구가 내년 시즌까지 수술 전의 모습을 넘어 더 나은 모습을 갖추고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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