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투수력이 문제이다".
KIA는 여전히 역전 2위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는다. 남은 8경기에서 역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치열한 SK와 롯데의 2위 싸움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기적을 바라는 것 뿐이다.
조범현 감독은 잔여경기에서 승부를 노렸다. 그러나 8경기에서 2승6패의 성적을 거두고 사실상 주저앉았다. 패인은 무엇인지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방망이는 곧잘 치는데 투수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윤석민과 서재응을 제외하고는 선발과 중간, 마무리진을 포함해 제몫을 했던 투수들은 없었다. 로페즈와 트레비스, 양현종의 부진이 뼈아팠다. 불펜에서는 손영민과 유동훈이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한기주도 흔들렸다. 윤석민 역시 많은 투구이닝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피로증세를 보였고 아슬아슬한 피칭도 했다.
문제는 바로 이런 마운드의 총체적인 문제가 개선될 조짐이 없다는 것이다. 비록 플레이오프 직행을 못하더라도 2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적이다. 그러나 5경기를 치러야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운드의 힘이 없다는 점에서 비관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윤석민과 서재응을 축으로 마운드를 가동해도 나머지 투수력이 뒷받침하는 상황이 아니다. 타선은 이범호가 본격적인 회복과 함께 훨씬 강해질 수는 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점수를 지켜야 하는 마운드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강력한 에이스도 집중력을 갖고 덤비는 상대타선을 견디기 힘들어하는게 포스트시즌의 속성이다. 선발진도 중요하지만 뒤를 잇는 불펜의 힘도 못지않게 필요하다. 후반기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마운드의 붕괴를 회복하지 않는 한 포스트시즌도 힘들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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