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청주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세 번째 투수 강영식은 10-7로 앞선 7회 선두 타자 대타 이양기를 5구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잡아냈다. 공식 기록은 삼진 아웃. 이 삼진으로 롯데는 지난 1982년 창단 이후 통산 1만 9천 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
1만 9천 탈삼진 고지는 역대 네 번재. 지난 2009년 5월 13일 KIA 타이거즈가 밟은 이후 삼성과 두산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17일 현재 가장 많은 누적 탈삼진을 기록한 구단은 바로 KIA로 모두 2만1천39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이강철(통산 1,700개), 선동렬(통산 1,698개), 이대진(통산 1,081개) 등 기라성 같은 스타를 보유했던 구단인 만큼 가장 많은 탈삼진 개수를 자랑한다.

과연 롯데에서는 그 어떤 철완이 타자를 가장 많이 덕아웃으로 돌려 세웠을까. 롯데 30년 역사를 되짚어봤다.
▲ 롯데 통산 1위…주형광, 1209K
현재 롯데의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주형광은 지난 1994년 데뷔해 신인 때 11승 5패 142탈삼진 평균자책점 3.04로 혜성같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특히 1996년엔 221탈삼진으로 리그 탈삼진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주형광은 직구와 슬라이더 딱 둘만 가지고 ‘닥터 K’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구위와 제구력이 뛰어났다. 그는 2000년까지 매년 1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꾸준히 적립했지만 2001년 팔꿈치 수술 이후 2007년 은퇴까지 모두 합해 158탈삼진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주형광의 통산 성적은 87승 82패 1209탈삼진 평균자책점 3.83.
바로 뒤를 잇는 선수는 바로 염종석 롯데 2군 투수코치다. 통산 탈삼진은 1016개. 염종석은 데뷔 시즌이었던 1992년 17승 9패 127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으로 롯데를 두 번째 우승으로 이끌었던 장본인. 충격적인 데뷔를 했던 그였지만 부상으로 인해 1993년 10승(10패) 이후 단 한 차례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염종석은 롯데에서만 18년을 뛰며 통산 93승 133패 1016탈삼진 평균자책점 3.76이란 기록을 남기고 2008년 시즌 후 은퇴했다.

▲ 롯데의 전설 최동원, 1000K는 롯데가 아닌 삼성에서
지난 14일 병마에 무너진 철인, 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롯데 그 자체였다. 데뷔 시즌이었던 1983년 148탈삼진(리그 5위)을 시작으로 1984년 223탈삼진(리그 1위), 1985년 161탈삼진(리그 2위) 등 꾸준히 탈삼진 상위권을 달렸다. 하지만 최동원은 1988년 시즌 후 구단과의 갈등으로 삼성으로 이적하게 됐다. 롯데를 떠날 때 통산 성적은 97승 67패 986탈삼진. 롯데 유니폼을 입고 거둔 탈삼진 개수로만 따져도 구단 역사상 3위에 해당한다. 결국 최동원은 ‘개인 통산 100승’과 ‘1000탈삼진’을 모두 삼성으로 가서 달성하게 됐다. 프로 통산 성적은 103승 74패 1019탈삼진 평균자책점 2.46.
이밖에 윤학길 롯데 수석코치는 프로 통산 12년 동안 롯데에서 916탈삼진을 거둬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렸고 그 뒤로 박지철 부산 신정중 감독이 롯데에서 13년간 716탈삼진을 기록, 역대 7위에 올랐다. 또한 강상수 LG 스카우트가 롯데에서 10년을 뛰며 694탈삼진으로 역대 8위에, 지난 2007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박동희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8년 동안 560탈삼진으로 9위에 자리했다.
▲ 현역 가운데 단연 1위, 손민한의 873K
롯데의 영원한 에이스, 손민한은 1997년 데뷔 후 줄곧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다. 비록 지난해와 올해는 부상으로 등판 기록이 없지만 손민한은 12시즌 동안 통산 873탈삼진을 잡아내며 롯데 통산 탈삼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해가 선수 생활동안 3차례(2000년 117K, 2001년 110K, 2005년 105K)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손민한은 삼진보다는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긴 시간동안 롯데의 ‘외로운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키며 꾸준히 삼진을 적립해 지금에 이르렀다.
이밖에 현역 가운데 롯데 통산 탈삼진 10걸에 이 름을 올린 선수는 장원준(6위, 780K)과 송승준(10위, 523K)이 있다. 특히 2004년 데뷔한 장원준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6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1985년 생으로 아직 나이도 어려 장원준은 이미 은퇴한 선배들의 아성에 도전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2007년 롯데에 입단한 송승준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올렸다. 한창 현역에서 활동 중인 이들이 선배들을 탈삼진 개수에서 얼마나 제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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