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자존심이 걸린 도전이다.
한화는 예부터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유명했다. 빙그레 시절부터 이정훈 이강돈 고원부 유승안 강석천 장종훈 등 강타자들이 즐비했다. 한화로 팀명이 바뀐 뒤에도 이영우 송지만 김태균 이범호 김태완 최진행 등 20홈런 이상 터뜨린 타자들이 꾸준하게 등장했다. 외국인 타자도 제이 데이비스를 비롯해 댄 로마이어, 제이콥 크루즈, 덕 클락 등 수준급 선수들이 활약했다. 덕분에 홈런과 관련된 기록은 끊이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1997년을 시작으로 14년 연속 세 자릿수 팀 홈런을 기록 중이다. 프로야구 사상 가장 오랫동안 연속 시즌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 한화다. 홈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삼성이 한화와 함께 1997년부터 세 자릿수 홈런 연속 기록을 이어갔으나 투고타저가 극에 달했던 2006년에 그 맥이 끊겼다. 하지만 한화는 2006년과 2008년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팀 홈런을 날리며 연속 기록을 무려 14년으로 늘려놓았다. 이 기간 동안 한화는 3차례 팀 홈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20홈런 타자도 꾸준하게 배출했다. 한화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2년 연속 20홈런 타자를 배출했다. 로마이어 데이비스 장종훈 송지만 이영우 김태균 이범호 이도형 크루즈 클락 김태완 최진행이 12년간 20홈런 타자 명맥을 이어갔다. 12년 연속 20홈런 타자를 배출한 팀으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가 전신 태평양 시절인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2년 연속으로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기록을 잇고 있는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사실 100홈런-20홈런 모두 지난해 그 맥이 끊길뻔 했었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나란히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가운데 외국인선수도 투수 2명으로 채워졌다. 사상 최악의 팀 타선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독수리 군단 거포 유전자를 이어받은 최진행이 4번타자로 연착륙, 풀타임 주전 첫 해부터 32홈런을 폭발시켰다. 최진행의 활약 속에 팀 홈런도 104개로 전체 7위에 그쳤지만 아슬아슬하게 세 자릿수 명맥을 이어갔다.
올해도 최진행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올해 121경기를 치른 18일 오전까지 한화는 팀 홈런 85개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6위에 해당하는 성적. 100홈런까지 15개가 남았는데, 잔여경기는 12게임에 불과하다. 20홈런 타자도 최진행(18개)이 2개차로 근접해 있는 상황. 다행히 최근 4경기에서 무려 9개의 홈런이 폭발했고, 최진행도 9월에 가장 많은 5방의 대포를 터뜨리고 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최진행도 "경기가 얼마 안 남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과연 한화가 100홈런-20홈런 명맥을 이어가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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