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경기' 이숭용, "안타 치고 떠나고 싶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9.18 17: 34

"긴장감을 끝까지 갖지려 훈련 다 소화했다."
'캡틴' 넥센 이숭용(40)이 18년의 선수생활 마지막날에도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18일 목동구장에서 선수 은퇴식을 가진 이숭용은 이날 삼성과의 경기에 앞서 "한국시리즈보다 더 떨린다. 사흘전부터 잠이 잘 안왔다"면서 "그런데 어제는 희한하게 푹 잤다"고 밝혔다. 5번이나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던 베테랑이었지만 그라운드를 떠나는 아쉬운 마음은 쉽게 누르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욕심은 여전했다. 이숭용은 "안타를 치고 안치고를 떠나 내게는 추억이 될 것"이라면서도 끝내 "그래도 안타를 치고 떠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활짝 웃었다.
또 이숭용은 "내가 보여줄 것이라고는 열심히 뛰는 것 밖에 없다"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이날도 평소와 다름 없이 웨이트트레이닝, 런닝, 수비, 타격훈련을 거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직접 운전을 해 데려다 준 아내가 '홈런 치면 뭐든 원하는대로 다 하게 해주겠다'고 하더라"던 이숭용은 "칠 수 있겠나. 친다하더라도 무슨 소원을 말할지 생각하지 않았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이날 상대 선발 투수로 나오는 장원삼(28)에 대해 "프리배팅 때 감이 좋았다. 아마 원삼이가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삼진을 절대 안당한다. 비슷하면 바로 배트를 낼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숭용은 작년 양준혁 은퇴식에서 SK 김광현이 3개의 삼진을 빼앗은 것에 대해 "정말 프로는 매정하고 냉정하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서 더 야구가 매력이 있나보다"면서 "비슷한 나이대는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양준혁, 이종범 선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봤다. 박진만(SK)이 40살 넘어 후배들 앞에서 오래오래 선수생활을 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이숭용은 이날 김시진 감독의 배려 속에 1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목동=지형준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