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할 때나 지도자가 된 이후 이런 최악의 상황은 겪어보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최용수 감독대행이 지휘하는 FC 서울은 1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5라운드 홈 경기서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잇달아 골을 터트리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위 서울은 승점 3점을 추가, 2위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차를 4점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홈 5연승을 기록했다. 또한 2002년 9월 25일 이후 부산을 상대로 13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며 홈에서 만큼은 부산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경기 후 만난 최용수 감독대행은 "장거리(사우디아라비아) 원정 후 시차와 피곤함이라는 악조건 상황에서 열정이 무엇인지 하나된 마음으로 보여줬다"며 "팬들에게 이런 경기를 통해 한 단계 더 나갈 수 있는 얻은 게 많은 경기였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처했던 상황은 시즌 중에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선발 선수가 반이나 바뀌었다. 내가 선수를 할 때나 지도자가 된 이후 이런 최악의 상황은 겪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이전 경기서 받았던 감동보다 뼈 속 깊숙이 다가오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 대행은 부산전에 흩어지면 죽는다는 각오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고 했다. 그는 "내 연령대에 이런 경기를 경험해 본다는 것은 특별하다. 오늘 패배해서 3연패(아시아챔피언스리그 포함)를 했다면 지금까지 힘들게 쌓은 공든탑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에게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고 주문했다. 이제는 상대보다 실력이 한 수 위라는 것을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은 이날 승리를 거뒀지만 선두 전북과 승점차는 크다. 잔여 경기가 5경기밖에 남지 않아 선두 탈환이 힘들다고 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최 대행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포기를 하지 않는다. 스포츠는 항상 마지막까지 가봐야 안다. 끝까지 달려가겠다"고 했다.
또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4위 수원 삼성에 대해서는 "K리그 흥행을 놓고 봤을 때에는 좋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주변 상대를 살펴 볼 여유가 없다. 목표치를 위한 전진밖에 없을 것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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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