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 "감독대행님이 바지 찢어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9.18 20: 06

"감독 대행님이 양복 바지를 찢어지게 만들어 달라고 해서 코너 플래그로 뛰어갔다".
최용수 감독대행이 지휘하는 FC 서울은 1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5라운드 홈 경기서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잇달아 골을 터트리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위 서울은 승점 3점을 추가, 2위 포항 스틸러스와 승점차를 4점으로 유지함과 동시에 홈 5연승을 기록했다. 또한 2002년 9월 25일 이후 부산을 상대로 13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며 홈에서 만큼은 부산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서울의 승리는 매우 극적이었다. 주인공은 강정훈이었다. 강정훈은 후반 44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서울을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경기 후 만난 강정훈은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전력의 50%가 누수가 된 상황에서 빠진 선수들의 몫을 교체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이번 시즌 두 번째 골을 넣었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 순간을 즐길 뿐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최용수 대행님이 마지막 기회라고 말씀하셨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면서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기회를 더 잡아 팀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용수 대행은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 자신도 함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기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몰리나가 골을 넣고 코너 플래그로 달려가 세레머니를 펼치자, 자신도 뛰어가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양복 바지가 찢어지는 황당한 일도 겪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강정훈이 극적인 결승골을 넣고 코너 플래그로 달려가자, 최용수 대행은 물론 모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가 강정훈을 향해 달려갔다. 이에 대해 강정훈은 "대행님이 양복 바지를 찢어지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그래서 코너 플래그로 뛰어갔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약 4개월 만에 출전해 동점골을 기록한 김동진은 "4개월 만에 나온 것도 기쁜데 골을 넣어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면서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동료들이 많이 돕고 코칭 스태프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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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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