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4홈런' 이승엽, 본격 몰아치기 시작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19 06: 42

최근 8경기 4홈런. 본격적인 몰아치기가 시작된 것일까.
오릭스 버팔로스 이승엽(35)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이승엽은 지난 18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2호 홈런. 특히 9월에만 4홈런인데 최근 8경기에서 몰아쳤다. 시즌 막판이지만 뒤늦게 이승엽의 몰아치기 본능이 불을 뿜는 모습이다.
개막 두번째 경기였던 4월13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올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그러나 5월 한 달간 2군에 다녀오는 등 홈런이 전무했다. 6월 16경기 2홈런, 7월 23경기 3홈런으로 좀처럼 홈런 쌓는 속도가 느렸다. 어깨 부상이 겹친 8월 20경기에서도 2홈런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9월부터 달라졌다. 9월 첫 8경기에서 대포가 침묵한 이승엽은 9월10~11일 세이부 라이온스전에서 시즌 첫 이틀 연속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어 15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 18일 지바 롯데전에서 차례로 홈런을 생산했다. 2경기에 하나꼴로 꾸준히 홈런을 터뜨릴 정도로 가파른 페이스인 것이다.
홈런의 방향도 긍정적이다. 세이부전에서 연이틀 중월 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지바 롯데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좌측 담장 밖으로 밀어넘겼다. 전성기 이승엽은 밀어친 홈런이 많은 타자였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김성근 전 SK 감독은 "좌중간으로 가는 타구가 많아져야 한다. 좌중간으로 타구가 간다는 건 어깨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최근 홈런 방향은 분명 이상적이고 긍정적이다.
올해 일본프로야구는 극단적인 투고타저 시즌이다. 9월까지 12홈런은 이승엽의 명성에 비추어 볼 때 모자란 듯하지만 어느덧 퍼시픽리그 홈런 공동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오릭스 팀 내에서도 아롬 발디리스(16개)와 T-오카다(13개) 다음으로 많은 홈런 숫자. 절대 적은 숫자가 아닌 것이다.
게다가 팀 승리에 영향을 미치는 알토란 같은 홈런이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올해 이승엽이 친 12개의 홈런 중 10개가 3점차 이내 접전에서 터졌다. 이승엽이 3점차 이내에서 홈런을 친 10경기에서 오릭스는 8승2패라는 호성적을 냈다. 오릭스에게도 이승엽의 홈런이 어느 때보다 반갑다. 퍼시픽리그 4위 라쿠텐에 4경기차 3위를 지키고 있는 오릭스는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이 유력해졌다. 가을잔치에 강한 이승엽의 감이 오르고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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