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100승을 일궈낸 '봉동 이장'의 앞으로 남은 목표는 무엇일까.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에서만 지휘봉을 잡았다. 그동안 김호(수원), 김정남(울산), 차경복(성남), 차범근(수원) 등 네 명의 감독들이 한 팀에서 100승을 이뤄냈다. 지난 1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 25라운드 경남과 경기서 3-1 승리로 최 감독은 100승 고지를 점령했다.
김정남(209), 김호(207), 차범근(157), 고재욱(148), 조광래(142), 이회택(139), 박종환(124), 허정무(120), 차경복(119), 박성화(108) 감독에 이어 11번째로 통산 100승을 돌파한 감독이 됐다.

지난 2005년 조윤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 경질된 뒤 김형렬 수석코치 대행체제를 유지하던 전북은 그 해 7월 최강희 감독을 선임했다. 최강희 감독은 2005년 FA컵 우승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또 최 감독은 2009년에 K리그까지 정복했다.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강희대제'라는 강한 이미지의 별명을 얻었지만 이내 자신이 새로운 별명을 만들었다. 전북의 숙소가 위치한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이장이라는 '봉동이장'. 팬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던 최강희 감독은 100승을 거두며 K리그서 인정받게 됐다.
최강희 감독은 100승 축하 인사를 전하자 "내가 무슨 야구 에이스도 아니고..."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또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자신이 일궈낸 것이 아니라 감독의 의지를 따라준 선수들이 만들어준 100승이라는 것.
또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서 일궈낸 성과 중 K리그 우승이 가장 기쁘다고 했다. 최 감독은 "FA컵과 ACL 우승은 단기전에 일궈낸 성적이다. 그것보다 치밀하게 오랜시간 동안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만든 K리그 정상이 가장 보람된 일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데려온 선수들과 함께 했다는 기쁨도 전했다. 이동국, 김상식 등 한때 슬럼프에 빠졌던 선수들을 영입해 정규리그 우승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느 것 보다 귀중하다는 생각.
최강희 감독이 항상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2008년 조재진을 영입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즌 중반까지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기다려 달라는 읍소를 내놓으며 반전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
최강희 감독은 더욱 높은 곳으로 목표를 다시 정했다. 바로 전북을 명문 구단으로 만드는 것. 최 감독은 "지금까지도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했고 구단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기 때문에 팀이 점점 좋아졌다"며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전북이 지방 구단으로서 명문 구단이 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룰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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