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데 헤아(21)가 자신의 부진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켰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첼시와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5라운드 홈 경기서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에 힘입어 3-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리그 개막 후 5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맨유 승리의 숨은 공신은 데 헤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 헤아는 전반 내내 펼친 눈부신 선방으로 맨유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도록 했다. 데 헤아는 전후반 통틀어 슈퍼 세이브 6개를 기록했다.

반면 첼시 골키퍼 페트르 체흐는 단 2개만을 기록했다. 데 헤아가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데 헤아의 선방이 없었다면 맨유가 전반전에만 3골을 넣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첼시가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데 헤아는 경기 초반부터 선방쇼를 펼쳤다. 전반 3분 첼시는 프랑크 람파드부터 시작되어 애슐리 콜, 하미레스로 이어지는 연계 플레이로 골 찬스를 잡았다. 하미레스의 발을 떠난 슈팅이 맨유 골대의 골라인을 통과하려 한 것. 그러나 데 헤아는 재빠르게 발을 내밀어 공을 쳐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반 26분에도 하미레스의 슈팅을 다시 한 번 막아냈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박스 왼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는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하미레스의 발 끝에 맞았다. 노마크의 완벽한 찬스였다. 데 헤아도 토레스를 견제하느라 몸의 중심이 쏠려 있었다. 그러나 데 헤아는 하미레스의 슈팅을 저지했다. 하미레스의 발에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데 헤아의 민첩함을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데 헤아는 후반 1분 토레스에게 한 골을 허용했다. 그렇지만 데 헤아의 실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토레스가 완벽한 찬스를 잡을 수 있도록 만든 아넬카의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맨유 수비진의 잘못이 더욱 컸다.
데 헤아의 이런 활약에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맨유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점을 부여하며, "올드 트래퍼드에서 삶에 적응한 것 같다"며 문제가 됐던 EPL 적응을 마친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데 헤아는 논란에 시달렸다. 개막 후 몇 차례 실수를 저지르며 골을 허용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맨유의 골키퍼를 책임지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데 헤아를 지지했다. 적응만 마친다면 최고의 골키퍼가 될 것이라는 것이 퍼거슨 감독의 의견이었다. 첼시전에서 데 헤아의 활약을 지켜본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더욱 확고하게 생각할 것이다.
아직 데 헤아는 21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는 이미 일류 골키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배워나가고 있는 단계다. 성장할 날이 많이 남아 있다. 데 헤아가 시즌 초반 겪은 아픔을 바탕으로 성장한다면 더욱 뛰어난 골키퍼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sports_narcoti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