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수 1안타에 불과했지만 값진 한 방이었다. '엄친아' 전준우(25, 롯데 외야수)가 18일 잠실 두산전서 귀중한 솔로 아치를 쏘아 올리며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전준우는 1회 2루 땅볼, 3회 투수 앞 땅볼로 고개를 떨궜지만 2-0으로 앞선 5회 3번째 타석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전준우는 두산 투수 안규영의 8구째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120m 짜리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11호 홈런. 롯데는 전준우를 비롯해 손아섭, 황재균의 홈런포와 선발 장원준의 역투를 앞세워 6-3으로 승리하며 2위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전준우는 여느때와 다를바 없이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홈런 소감을 묻자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려 운좋게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자신을 낮췄다. 전준우는 올 시즌 두산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3할1푼7리(81타수 26안타)의 고타율 뿐만 아니라 4개의 아치를 작렬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는 "타격 밸런스가 좋을때 두산과 만나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는 팀이 원하고 이길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포지션 이동과 타순 변경 쯤은 식은 죽 먹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왼쪽 종아리 부상 속에서도 테이핑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팀의 일원으로서 원하는 포지션이 있다면 3루든 외야든 가리지 않고 소화 가능하다"며 "종아리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붓기가 잘 빠지지 않아 오래 뛰다보면 경기 후에도 붓기가 남아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올 시즌 거인 군단의 돌격대장으로 활약하며 생애 첫 타이틀 획득(득점 1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는 팀 승리 뿐. "(개인 타이틀에 대해)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레 따라오게 돼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열심히 뛰며 팬들이 원하는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준우다운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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