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강한 걸 밴드가 등장했다. 배미, 지아, 써니로 구성된 러버더키는 발랄하고도 개성강한 음악을 하는 걸 밴드다.
최근 만난 이들은 여느 이십대 초반의 여대생처럼 상큼발랄했다. 하지만 음악 이야기가 나오면 눈빛이 180도 달라지며 진지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뭉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나와 배미는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다. 고교 밴드 활동을 하며 알게 됐다. 그 인연으로 7년간 계속 밴드 활동을 같이 해오고 있다. 우리 막내 써니는 들어온지 1년 됐다. 우리와 어울릴만한 친구로 오디션을 봐서 합격한 친구다" (지아)

인터뷰 중 이들은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고 작은 것에도 웃음을 터뜨렸다. 합숙 생활을 하고 있는데 단 한번도 싸운적이 없단다. 이런 발랄함이 좋은 음악이 나오는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달 17일에 '미운오리 이야기'라는 앨범을 냈다. 우리 노래는 밝다. 누구나 들어도 힘이나고 희망이 생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웃고 밝기 때문에 그것이 자연히 음악에 녹아드는 것 같다. 상큼발랄하면서도 톡톡튀는 우리 노래가 많은 사람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배미)
이들의 주 활동무대는 홍대의 클럽이다. 가끔 기획 공연을 열기도 한다는 러버더키는 밴드들 사이에 상당한 유명인사다. 또 아이돌 못지 않은 미모로 '아이돌 밴드'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우리의 주 활동무대는 홍대의 라이브 클럽이다. 작은 공간에서 많은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이 즐겁다. 우리는 몰랐는데 밴드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얼떨떨하다. 참고로 배미 언니가 남자 밴드멤버들에게 대쉬를 많이 받는다.(웃음) 아이돌같은 미모는 정말 과분한 수식어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우리의 음악을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다"(써니)

러버더키는 YB의 윤도현과 인연이 있다고 전했다. 문자와 연락도 하는 사이란다. 임재범이 인정한 록커 윤도현은 이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고교 시절 윤도현과 알게 됐다.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됐는데 작년에 우리가 입상했던 상상마당 밴드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셔서 오랜만에 뵀다. 그때 윤도현이 우리 음악을 듣고 '너네 진짜 록을 하는구나'라며 칭찬해줬다. 가식이 없는 록을 한다고 했다. 그 이후로 윤도현이 우리를 챙기고 조언도 많이 해준다. 항상 우리의 음악을 하고 당당하고 자신있게 하라고 했다. 자기관리를 잘하라는 말도 함께. 하루는 윤도현이 새벽에 공연을 다녀오는 길에 우리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 앨범을 듣고 좋다고 말해주셨다. 정말 세심하신 분이다. 다음 달에 있을 윤도현밴드의 오프닝 게스트에 우리가 서게 됐다. 영광이다" (지아)
윤도현이 인정한 이들은 '인디'밴드라는 말이 와전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인디밴드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깨고 싶다는 의지도 함께 내비쳤다.
"인디밴드의 원래 뜻은 독창적인 밴드라는 뜻이다. 자신들만의 색을 담은 노래를 대중들에 들려주는 싱어송라이터 밴드인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인디밴드라 하면 돈없는 밴드, 대중적이지 않은 밴드의 이미지가 있다. 정말 안타깝다. 그래서 우리가 인디밴드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색이 분명한 밴드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다" (배미)
러버더키의 큰 포부만큼이나 롤모델에 대한 대답도 과연 러버더키 다웠다.
"우리의 롤모델은 없다. 우리가 만약 남자밴드라면 그린데이를 꼽았겠고 혼성이었다면 윤도현 밴드나 자우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걸밴드다. 우리가 다른 걸밴드의 롤모델이 될 것이다" (써니)
다른 모든 걸그룹의 롤모델이 되겠다는 큰 포부를 안고 있는 러버더키는 자신들의 음악을 좀 더 대중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TV 출연도 상당수 예정돼 있었다.
"그간 라디오에서는 라이브로 우리의 음악을 많이 들려드렸다. 앞으로 엠넷 '윤도현의 머스트'와 KBS JOY의 '이소라의 두번째 프로포즈'에 출연이 확정돼 있는 상태다. 우리 음악을 들려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것이다. 극과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록밴드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 대중들에게 걸밴드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 걸밴드 시대를 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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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