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메모광' 메모 안하면 못사는 남자 '눈길'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1.09.19 17: 18

50년간 단 하루도 빠짐 없이 자신의 일상을 메모한 남성이 화제다. 
전라남도 해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78세 최선용씨가 바로 그 주인공. 그는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손에서 메모지와 볼펜을 놓지 않는다.
최선용씨는 1960년도 2월부터 메모를 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사용한 노트만 무려 70여권. 지금까지 쓴 볼펜 수도 100여개가 넘을 정도다. 그는 식사를 할 때 오늘 반찬 간이 어떤지와 농사를 지을 때 날씨와 곡식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한다. 외출시에는 달력을 오려 메모장을 만들고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열의를 보인다. 이로인해 그는 동네서 '최기자'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렇다 보니 그의 메모를 보면 사소한 일상생활부터 가계부와 같은 수입과 지출에 관한 내용, 농사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다. 또 크고 작은 사회의 사건사고까지 기록돼 있어 우리나라 역사까지 파악할 수 있다.
최선용씨는 “마늘을 많이 까다 보면 손이 정말 아픈데 그 아픈 손으로 메모를 하다 보면 아픈 느낌이 싹 사라질 정도로 메모하는 것이 좋다”며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메모에 이렇게 집착하게 된 것은 50년 전 어머니가 위암으로 돌아가신 후부터다. 젊은 시절 농사일이 바빠 어머님 건강이 악화 되는 줄도 모르고 일만 했던 자신의 모습에 죄책감을 느껴 사소한 것까지 메모를 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르게 됐다고.
그의 아내는 “농사일로 바쁠 때도 메모를 계속 하는 통에 잔소리를 많이 했다. 하지만 내가 아플 때 남편의 메모가 큰 도움이 되어 지금은 남편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5년 전 림프종암을 앓았을 당시 의사선생님의 상담내용과 아내의 몸 상태를 꼼꼼히 기록, 이후 피부암이 발병했을 때 남편이 그 동안 적은 메모가 치료에 큰 도움이 됐던 것이다.   최선용씨의 메모광 모습은 19일 밤 11시 채널 뷰 '뉴 씨리얼'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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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KO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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