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영입에 그쳐서는 안 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20 07: 01

김태균 영입은 이제 초읽기다. 그러나 그걸로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김태균이 '조건없는 한화행'을 선언했다.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공식 퇴단하는 다음달 이후 한화와 계약에 들어갈 전망이다. 어차피 보상제를 적용받는 한화에게 유리한 싸움이었고, 시즌 중 계약 해지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태균도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뜨거운 감자였던 김태균을 사실상 잡았지만 한화로서는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전력보강을 위해서라면 또 다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바로 FA 시장이다. 한화는 지난 5월 사장-단장 경영진 동반교체와 함께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인 지원을 확약했다. 실제로 시즌 중 외국인선수 교체를 통해 카림 가르시아와 데니 바티스타를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가르시아와 바티스타가 없었다면 한화가 이 정도 호성적을 내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중론. 그만큼 투자는 확실한 효과를 내는 법이다. 시즌 후 전력보강에도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이유다.

한화의 아킬레스건은 한두군데가 아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곳은 불펜, 정확히 말하면 오른손 구원투수감이다. 현재 한화의 불펜은 박정진-바티스타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가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당장 올 시즌이 끝나면 윤규진과 안영명이 군입대해야 하는 처지다. LG에서 데려온 김광수가 있지만 내년 시즌에는 상황에 따라 선발을 넘나들 스윙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올해 FA 시장에는 수준급 불펜 요원들이 수두룩하다. 정재훈(두산) 정대현 이승호(이상 SK) 임경완(롯데) 등이 매물로 나온다. 모두 수년간 필승조로 활약하며 명성을 쌓아온 검증된 투수들이다. 특히 우완 정재훈과 잠수함 정대현이라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한대화 감독도 "박정진이 매번 이닝을 많이 소화한다. 우완 불펜투수 하나 있으면 번갈아가며 쉬게 해줄텐데"라며 "FA 선수를 데려온다면 어느 감독이 싫어하겠는가"라고 속내도 드러냈다.
2009년 46승, 2010년 49승에 그쳤던 한화는 올해 잔여 12경기를 남겨두고 벌써 54승이나 따냈다. 60승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한화의 전력이 좋아져서 이 정도 성적을 냈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는 없다. 한대화 감독이하 코칭스태프의 적재적소 관리와 선수들의 벼랑끝 투혼이 만들어낸 결과이지 결코 전력이 좋아서 낸 성적이라는 아니라는 평가. 내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확실한 전력보강으로 코칭스태프의 동기부여와 선수들의 자극을 끌어내야 한다.
한대화 감독은 "김태균과 이범호 있을 때도 꼴찌했잖아"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김태균 한 명 돌아온다고 팀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다. 4강 이상의 성적을 바란다면 김태균 하나로는 부족하다. 조금 더 확실한 전력보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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