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오승환이 최고 마무리인 이유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20 07: 02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이다.
한화 외국인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31)는 한국 데뷔 두 달 만에 슈퍼 클로저의 반열에 올라섰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 풀타임으로 뛰면 이 선수와 세이브 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바로 삼성의 '끝판대왕' 오승환(29)이다. 올해 세이브 부문 1위(42개)에 0점대(0.69) 평균자책점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는 오승환은 사상 첫 전문 마무리 MVP에 도전하고 있다.
바티스타에게도 오승환은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지난 2007년부터 계속해 중간-마무리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바티스타에게도 오승환은 첫 눈에 범상치 않은 투수였다. 바티스타가 오승환의 투구를 직접 지켜본 건 2경기. 8월10일과 9월7일 대구 경기에서 오승환의 마무리를 상대 덕아웃에서 지켜봤다. 2경기에서 오승환은 안타 1개를 맞았을 뿐 탈삼진 3개로 모두 세이브를 따냈다.

오승환의 피칭을 본 바티스타 느낌은 어떠했을까. 그는 오승환에 대해 "매우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변화구보다 직구 위주로 힘으로 자신있게 승부하는 모습이 돋보였다"며 "하지만 진짜 강점은 스트라이크존 좌우로 구석구석 코너워크할 수 있는 능력이다. 투수는 컨트롤이 좋아야 하는데 오승환은 그게 되는 투수다. 그래서 그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투수인 듯하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올해 49경기에서 1승42세이브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는 단 하나. 52이닝 동안 25피안타 11볼넷 68탈삼진을 거뒀다. 9이닝당 볼넷이 평균 1.90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가 안정적이다. 묵직한 직구도 직구이지만 좌우 코너워크가 원하는 대로 이뤄진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2006년 최다 세이브를 거둘 때보다 더 위력적이다. 코너워크 제구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티스타는 올해 22경기에서 2승8세이브 평균자책점 2.00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150km 초중반대 직구와 빠르고 낙차 큰 파워커브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27이닝 동안 탈삼진 44개로 9이닝으로 환산할 경우 14.7개로 오승환(11.8개)을 능가한다. 그러나 9이닝당 볼넷이 5.0개로 오승환보다 훨씬 많다. 그래서 바티스타는 오승환의 강점으로 자신이 부족한 컨트롤을 꼽았다.
바티스타는 "마무리로서 중압갑을 즐긴다. 그게 나의 직업이고 야구"라며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의 매력을 설명했다. 내년 시즌 활약에 대해서는 "아직 상대타자들도 나를 잘 모르고, 나도 그들에 대한 파악이 덜 됐다. 내년에 풀타임으로 뛰면 분명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들도 나올 것"이라며 달성 가능한 세이브 숫자에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 바티스타와 오승환이 벌일 세이브 경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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