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 18일 광주 LG전에서 연장 11회말 차일목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올시즌 8번째 끝내기 홈런이자 35번째 끝내기 승부.
이처럼 올해 프로야구는 유독 끝내기 승부가 많다. 483경기 중 끝내기로 승부가 끝난 게 35경기나 된다. 전체 경기의 7.2%. 지난해 532경기에서 끝내기 승부가 30경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유독 마지막 순간 짜릿한 승부가 많았다. 그러나 끝내기 승부에서 유독 희비가 엇갈린 팀들도 있다. 끝내기로 웃은 팀이 있는가 하면 끝내기로 운 팀도 있었다.
한화는 끝내기로 가장 많이 웃은 팀이다. 54승 중 무려 10승이 끝내기 승리였다. 지난 1988년 OB(11승)에 이어 가장 많은 끝내기 승리. 카림 가르시아가 끝내기 홈런 2개와 밀어내기 볼넷 1개로 가장 많은 3차례의 끝내기 주인공이 됐고, 이대수도 끝내기 홈런과 희생플라이를 작렬시켰다. 이외에 강동우 장성호 최진행 이희근 전현태가 끝내기 안타를 하나씩 쳤다. '끝내기 전문팀'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 반대로 끝내기 패배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차례도 없다. 끝내기 승률 100%. 끝내기 승부에서 가장 큰 득을 본 팀이 바로 한화다.

한화 다음으로 '최하위' 넥센이 6승으로 끝내기 승리 2위에 올라있다. 7월 이후에만 끝내기 승리가 5차례로 최하위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는 끈끈한 승부를 했다. 특히 7월19~20일 목동 LG전, 8월19~20일 목동 KIA전에서 연이틀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톡톡히 했다. 뒤이어 SK·롯데(4승)-삼성·두산·LG(3승)-KIA(2승) 순으로 끝내기 승리를 많이 했다. 황재균(롯데)과 김현수(두산)가 나란히 2차례씩 끝내기 안타를 쳐냈고, 박석민(삼성)은 끝내기 안타와 밀어내기 볼넷을 하나씩 기록했다.

반대로 끝내기 패배가 가장 많은 팀은 LG다. 무려 8차례나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신인 임찬규가 2차례나 끝내기를 당했으며 송신영·리즈·이대환·한희 그리고 이제는 팀을 떠난 심수창과 김광수도 끝내기 승부에서 비운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다. 올해 LG가 팀 평균자책점과 팀 타율 3위에도 불구하고 추락한 건 이처럼 1패 이상의 충격을 주는 끝내기 패배가 많은 것도 큰 이유다.
이외 KIA·두산이 6차례 끝내기 패배로 LG의 뒤를 잇고 있고 SK·넥센(5패)-롯데(4개)-삼성(1패) 순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특히 KIA 유동훈은 굿바이 홈런 하나 포함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끝내기 안타 4개를 허용하며 불운의 대명사가 됐다. 두산 정재훈은 유일하게 끝내기 홈런 2방을 맞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는 KIA는 여전히 뒷문 부재에 시달리고 있고, 두산도 특유의 뚝심이 사라져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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