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요. 비시즌 때 많이 준비했는데도".
경쟁자들과는 9개 차이. 생애 첫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러나 잔부상과 체력 저하 현상이 커다란 변수가 될 수 있다. 일약 두산 베어스의 주전 2루수로 성장한 오재원(26)의 이야기다.

오재원은 올 시즌 2할7푼3리 6홈런 40타점 42도루(19일 현재)를 기록하며 2007년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4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공동 2위(33개) 그룹인 이대형(LG), 배영섭(삼성)에게 9개 차로 앞서 있다. 팀이 1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이대형의 잔여 경기가 13경기, 배영섭이 오재원과 똑같은 15경기를 남겼음을 감안하면 타이틀이 거의 손에 들어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동안 도루 부문은 발군의 스피드를 지닌 이대형의 텃밭과도 같았다. 2007년 53도루로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이대형은 4시즌 연속 도루 타이틀을 따내며 '대도' 타이틀을 확실히 했다. 지난해 김주찬(롯데, 당시 65도루)에게 추격 가시권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66도루를 성공시키며 도루왕좌에 오른 이대형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이대형은 어깨, 발목 등 잇단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뛰지 못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에도 제대로 스퍼트를 내지 못하며 33도루에 그치고 있는 이대형이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배영섭 또한 왼손 소지 부상을 입어 잠시 부상 결장했던 바 있다.
이대형, 배영섭처럼 오재원의 몸 상태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최근에는 경기 중 왼 발목 부상을 입었고 허벅지 등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더욱이 온 몸을 집중했다가 투수의 동작 하나를 짚어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도루의 체력 소모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선수 본인 또한 올 시즌을 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약점을 보완하려다 페이스가 떨어지는 일도 있었다"라고 밝힌 오재원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못하다. 비시즌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는데"라며 체력이 생각만큼 활력 넘치지 못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군대 가기 전까지 바짝 벌어둬야지요"라며 남은 2시즌 동안 최대한 열심히 뛰겠다는 오재원.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데뷔 6년차 시즌 첫 억대 연봉(2011시즌 8500만원)도 확실해진다. 마지막 변수인 체력 문제를 해결한다면 오재원의 바람은 꿈이 아니다.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