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故 최동원과 추억..."그는 내 스타일의 투수"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20 12: 33

제리 로이스터(59)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지난 14일 세상을 떠난 '불세출의 투수' 故 최동원의 별세 소식을 알고 있었다. 저 멀리 바다 건너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머물고 있는 로이스터의 첫 마디는 "매우 슬픈 소식이었다"였다.
로이스터는 20일 오전 OSEN과 전화통화에서 "지난주 한국 팬을 통해서 최동원의 소식을 들었다. 특히 어떤 팬이 나와 최동원이 함께 있는 사진을 보내줘 추억이 떠올라 더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는 내 스타일의 투수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최동원은 향년 53세의 생을 마감하고 지난 14일 오전 2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연세대와 실업야구 롯데를 거쳐 25살의 나이인 1983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한 최동원은 이후 놀랍고도 놀라운 불후의 기록들을 남겼다. 특히 1984년 한국시리즈 4승, 그리고 폭포수 커브를 주무기로 1984년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한국프로야구 최초 개인 통산 1000탈삼진, 1984∼1985시즌의 2년 연속 20승, 그리고 1983∼1987년까지 5년 연속 200이닝 이상 투구까지 이 모든 기록들이 최동원의 손 끝에서 나왔다.

지난 2008년부터 3년 동안 롯데 사령탑을 맡은 로이스터는 최동원과 몇 차례 만나 즐겁게 야구 이야기를 나눴다. 로이스터는 "우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는 그가 정말 유명했다는 것도 알았다. 우리가 만났을 때 그는 항상 야구 이야기만 했다"고 추억했다.
특히 로이스터는 지난 2009년 7월 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SK전에 앞서 시구를 한 최동원의 해맑은 미소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최동원은 파란색 올드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서 특유의 거친 폼인 왼 어깨를 하늘로 든 독특한 투구폼을 선보였다.
로이스터는 "내 스타일의 야구 선수였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동영상이나 그와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 타자들과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그의 투구 패턴을 나는 좋아했다"면서 "어떤 순간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있게 공을 던지는 적극적인 승부는 내가 투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스터는 최동원과 같은 시기에 유니폼을 입은 것도 아니었다. 자신이 감독이었을 때 직접적으로 함께 하지 못했지만 롯데를 넘어 한국프로야구의 레전드와 함께 했던 추억을 함께 했다는 데 뿌듯한 마음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로이스터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김동재 전 KIA 코치의 안부를 물으며 "DJ(김동재) 코치의 건강은 많이 회복됐는지 궁금하다. 한국에 있었을 때 그와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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