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적 주루 vs 승리 본능', 롯데-SK 주장의 한 마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9.20 18: 16

주장의 한 마디가 결전을 앞둔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20일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를 앞둔 사직구장. 18일 현재 게임 차 없이 SK(.547)가 롯데(.546)에 승률 1리 차이로 앞서 불완전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두 팀은 올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총력전에 나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 2위 판도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예상되기에 이번 3연전은 '미리 보는 가을야구'로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경기를 앞둔 롯데와 SK 양 팀 주장은 어떤 각오로 3연전에 임할까. 기본적으로 양쪽 모두 "부담 없이, 오버 페이스 하지 말자"는 것을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 홍성흔(34) 주장은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에게 "부담만 가지지 말자"는 것을 가장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껏 13년 간 큰 경기를 나서 보니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 가장 낫더라"면서 "누구나 잘 하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지만 잘 하겠다고 부담을 갖는 순간 오히려 몸이 굳는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홍성흔은 선수들에게 "우리가 해 오던 대로 하면 된다"며 "오히려 잘 하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병살도 나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수들에게 3연패를 해도 괜찮으니 너무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흐름에 따라 야구를 하자"는 말로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고자 했다고 설명했고 이어 "이상적인 것은 롯데가 하던 대로 야구를 하는 것"이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끝으로 홍성흔은 "특히 선수들에게 베이스 러닝 시 전투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했다"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은 우리나 저 쪽이나 마찬가지니 동등한 입장이다. 일단 팀 분위기는 최고라고 파이팅을 불어넣었다"라고 말하며 덕아웃에서 떠났다.
그렇다면 이에 맞서는 SK 이호준(35) 주장은 어떤 각오일까. 그는 "페넌트레이스의 일부일 뿐"이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이번 3연전에 큰 의미를 둬 선수단에 부담을 주는 걸 피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그는 "너무 잘하려고 하는 건 오버 페이스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경직되면 될 것도 안 된다"고 부담감이 오히려 경기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이호준은 "오늘 선수단에 말한 이야기의 테마는 집중"이라며 "사직구장에 바람이 많이 부니 수비할 때 특별히 집중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호준이 믿는 것은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본능. 그는 "최근 우승을 3번이나 한 선수니만큼 알아서 잘 싸운다"면서 "선수단 사이에서 '우리가 이제까지 쌓은 것을 어떻게든 지키자'는 분위기가 가득 차 있다. SK는 이길 때 이겨주는 본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양 팀 주장의 출사표도 나왔다. '부담 없이'를 공통적으로 강조했지만 그 의미는 조금씩 달랐다. 롯데 주장 홍성흔은 '전투적 주루'를 말하며 선수단에 파이팅을 강조했고 SK 주장 이호준은 최근 4년 간 3번 우승한 선수들의 '승리 본능'을 믿었다. 과연 웃는 쪽은 어느 편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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