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즌은 투구폼 변화 없이 하던 대로 던지겠다".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23)이 돌아왔다.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SK는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 복귀시켰다. 지난 6월 24일 8이닝 8실점 147구 완투패를 기록하고 2군에 내려간 이후 89일 만의 1군 복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광현은 밝은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 비장함이 엿보였다. 김광현은 "제가 있건 없건 팀이 잘 해왔지만 남은 시즌동안 저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며 한 팀의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당초 김광현은 특별한 부상이 아니라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올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성적은 13경기 등판 4승 6패 평균자책점 5.14로 데뷔 휘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리고 밸런스가 무너진 이유로 일각에서는 김광현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 폼을 꼽기도 했다. 그래서 김광현은 2군에 내려간 이후 투구 폼 수정을 통한 밸런스 잡기에 주력해왔다.
이를 의식했는지 김광현은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나의 미래보다는 팀을 생각하겠다"며 "일단 시즌 끝까지는 지금의 투구폼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게임에 나가지 않더라도 벤치에서 이길 수 있도록 파이팅을 불어넣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광현의 현재 몸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경기 전 SK 이만수(52) 감독은 "일단 오늘(20일)은 불펜에 대기해 여유 있는 상황에서 내보낸 뒤 다음 경기에서 선발로 투입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광현은 "일단 2군에서 선발로 뛰었기 때문에 선발을 소화할 몸 상태는 된다"면서"이미 지난주 2경기를 지켜보며 1군에 적응했다. 몸 상태는 괜찮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팀이 어려울 때 자리를 비운 것에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없을 때 순위가 밀려 팀에 미안했다"면서 "내가 왜 아프게 됐을까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광현의 마지막 등판이었던 6월 24일 이후 SK는 1위에서 2위로 추락, 이후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탈환한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김광현은 "팀에 보탬이 돼 1위 자리를 노리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에이스의 복귀가 한창 2위 싸움 중인 SK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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