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승리 보증수표가 된 '이승엽 홈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9.21 06: 42

이제는 승리 보증수표라 할 만하다.
오릭스 버팔로스 이승엽(35)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자 대포가 불을 뿜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20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2회말 선제 솔로 홈런을 폭발시켰다. 최근 9경기 5홈런으로 어느덧 시즌 13호 아치를 그렸다. 오릭스도 이승엽의 기선제압 솔로포로 주도권을 잡은 뒤 9회말 아롬 발디리스의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거뒀다. 최근 5연승. 이 기간 동안 이승엽이 홈런 3방을 터뜨렸다.
이승엽이 올해 터뜨린 홈런 13개 중 솔로포가 8개로 가장 많다. 그런데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솔로포였다. 솔로포 8개 중 7개가 바로 1점차 이내 팽팽한 상황에서 터진 한 방이었다. 선제 솔로 2개를 비롯해 동점 솔로와 동점을 깨는 솔로를 하나씩 날렸다. 이승엽은 올해 364타석 중 201타석을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앞선 타순에서 찬스가 끊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솔로 홈런이 많은 게 크게 문제될 부분이 아니다.

나머지 5개 홈런은 투런 3개와 스리런 2개. 개막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4월13일 소프트뱅크전에서 2점차로 리드하던 8회말 쐐기 스리런 홈런으로 시즌 첫 홈런을 장식한 이승엽은 8월14일 세이부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포효했다. 이어 8월28일 지바 롯데 마린스전에서는 6회말 2점차 리드에서 쐐기 스리런을 폭발시켰으며 9월15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에서는 6회 동점 투런 홈런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이승엽은 3점차 이내 홈런만 10개나 되며 2점차 이내 9개, 1점차 이내 5개, 동점에서 터뜨린 홈런이 3개로 중요한 상황에 많은 홈런을 쏘아올렸다. 오릭스는 이승엽이 홈런 친 13경기에서 9승4패를 기록했다. 특히 3점차 이내 홈런을 터뜨린 11경기에서는 9승2패로 승률이 크게 상승한다. 2점차 이내 홈런으로 제한하면 10경기에서 9승1패로 승률 9할. 접전에서 터지는 이승엽의 홈런이 곧 오릭스 승리를 부르는 보증수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9경기에만 홈런 5방을 몰아쳐 13홈런을 마크한 이승엽은 어느덧 퍼시픽리그 홈런 부문 공동 6위로 뛰어올랐다. 팀 내에서도 T-오카다(13개)와 함께 발디리스(16개) 다음으로 많은 갯수. 퍼시픽리그에서 13홈런 이상 친 타자 8명 중 유일하게 400타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인다. 이승엽에게 2011시즌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인 것이다.
퍼시픽리그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3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오릭스. 과연 가을잔치에서도 이승엽의 승리를 부르는 홈런을 볼 수 있을까. 오릭스가 꿈꾸는 시나리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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