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이 시즌 막판까지 던지고 싶은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21 07: 01

'광속 사이드암' 박현준(25, LG 트윈스)이 어깨 염증을 훌훌 털고 또 다시 마운드에 복귀한다. 조금은 무리인 듯 싶지만 그의 의지가 확고하다.
박현준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로 1이닝 정도 투구할 예정이다.
박현준은 지난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6회 선두타자 조영훈을 상대로 4구째를 던진 뒤 오른 어깨 근육이 뭉침을 느껴 자진강판 했다. 정확한 부상 원인은 오른 어깨 회전근 염증이다. 지난 8월에도 같은 부위 염증으로 치료를 받았다.

재활에 집중한 박현준은 20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불펜 피칭 35개를 소화했다. 박종훈 LG 감독은 불펜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뒤 "(박현준의) 공을 보니 괜찮은 것 같다"며 "21일 기회 봐서 중간에 등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현준의 투구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현준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사이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무려 40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물론 실전 경기가 아닌 불펜 피칭이었지만 4000개는 엄청난 수치다. 캠프 내내 100개 가까운 공을 매일 던졌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박현준은 올 시즌 데뷔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나서 21일 현재 26경기에 등판해 154이닝을 소화했다. 물론 13승9패 129탈삼진이라는 훌륭한 성적표도 남겼다. 그러나 총투구수가 무려 2503개나 됐다. 올 시즌 투수들 중에서 전체 9위에 달한다. 캠프 때까지 더하면 무려 6500개가 넘는다.
물론 LG가 4위 싸움을 하고 있다면 박현준은 조금은 무리해서라도 등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LG는 56승1무64패를 기록하며 4위 KIA와 8경기 차로 벌어졌다.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낮아 박현준의 복귀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렇다면 박현준은 왜 마운드에 서려는 것일까. 박현준은 일단 "던질 수 있기 때문에 던지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풀타임으로 마치고 싶다. 중간에 포기한 것과 완전히 마치는 것과는 다르다"는 뜻을 나타냈다. 에이스로서 책임감과 스스로에 대한 다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박현준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는 "LG가 4강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팬들은 야구장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 응원해 주신다. 팬들도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다. 나 역시 팀이 4강 진출에 어렵게 됐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던져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에이스로서 강한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는 박현준의 마음은 분명 박수를 받을 만 하다. 그러나 올 시즌이 전부가 아니라 내년 시즌을 내다본다는 측면에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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