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때처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장영석(21)이 투수로 돌아왔다.
장영석은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22일 1군에서 말소될 때 그는 내야수였지만 이날은 투수로서 처음 1군에 등록됐다.

강진 2군 훈련장에서의 '유배' 후 수도권 야구장에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낸 장영석은 "투수로 그라운드를 밟으니 느낌이 새롭다"고 말했다. "내야수 때는 항상 뭔가 바쁘고 빡빡했는데 투수로서 밟으니 한결 여유롭다"며 투수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장영석은 현재 상태에 대해 "고등학교 때 투수로 뛰었지만 이미 폼을 잃어버려 다시 투구 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신인 때처럼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감회를 전했다. 장영석은 이어 "그때는 147km까지 던졌지만 지금은 최고구속이 145km 정도 나온다"며 "150km을 찍을 때까지 연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영석은 "직구와 커브,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데 아직 컨트롤이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며 "아직 몸의 밸런스도 완벽하게 잡히지 않았고 보충할 게 많다"고 자신의 단점에 대해 덤덤히 말했다. 그러나 장영석은 "내야수 출신이라 좋은 점은 그래도 수비가 잘된다"고 웃었다.
이어 장영석은 "손승락 선배가 자신도 대학 때 야수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알려준다"면서 "투구폼 잡아가는 법도 알려주고 타자 상대하는 법 등을 알려줬는데 아직 따라가질 못하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영석은 마지막으로 "올 시즌에는 많은 경험을 쌓은 다음 내년에 선발로 나서고 싶다"면서 "선발로 나서면 10승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타자에서 투수로의 전향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장영석의 투수 전향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김시진(53) 넥센 감독도 "2군에서는 곧잘 던졌다고 들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래도 2군 무대와 1군 무대는 위압감이 다르다"면서 "처음부터 부담 주는 경기에 내보내기 보다는 찬찬히 준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1번 전체 3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장영석은 대형 내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2년차 시즌이었던 지난해 64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5홈런 19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장영석은 풀타임 주전으로 기대를 모은 올 시즌 34경기에서 78타수 14안타 타율 1할7푼9리에 홈런없이 7타점을 올리는데 그친 뒤 투수로의 전향을 선언했다.
프로무대에서 타자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둔 장영석이 투수로서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그의 등판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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