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 알드리지(32)가 내년 시즌에도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알드리지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만나 "동료들과도 잘 지내고 한국에서 야구 생활도 만족한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넥센에서 뛰고 싶은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알드리지는 지난 1997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지명됐다. 이후 그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22살이던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비록 8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팀 내 유망주였다. 이후 지난해 LA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뛴 알드리지는 넥센과 계약하며 한국에 오게 됐다.

시즌 초 알드리지는 한국 투수들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한때 퇴출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차츰 한국 투수들을 분석한 알드리지는 전반기에만 2할6푼3리의 타율에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왼 어깨 통증으로 고생한 그는 8월 11경기에서 1할1푼1리의타율에 1타점, 홈런은 한 개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부족한 성적이었다. 9월 들어 다시 16경기에서 타율은 2할3푼3리에 그치고 있지만 5홈런 17타점을 쓸어 담으며 탈꼴찌를 목표로 하는 넥센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31일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한 박병호와 세 차례 연속타자 홈런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더불어 알드리지는 이적 후 상심해 있던 박병호에게 장난을 치며 긴장을 풀어줌과 동시에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해주는 멘토 역할까지 했다.
알드리지는 "박병호는 정말 재능이 뛰어난 친구다. 그런데 넥센에 와서 너무 기죽어 있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한국사람이지만 난 미국에서 여기까지 왔다. 그렇지만 잘 지내지 않느냐고 이야기했더니 웃더라"고 말했다.
박병호 역시 "처음에 적응하는데 알드리지의 도움이 있었다. 마냥 떠들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게 필요한 조언도 해주고 지금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친구"라며 어깨동무를 했다.
알드리지는 21일 현재 107경기에 출장해 2할4푼1리의 타율에 92안타 19홈런 68타점 5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맘 같아서는 시즌 끝날 때까지 홈런 30개는 치고 싶지만 왼 어깨에 통증이 있어서 쉽지 않다. 그러나 홈런 20개 이상은 꼭 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과연 알드리지가 내년에도 넥센 유니폼을 입고 박병호, 강정호 등과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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