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 앞둔 주키치 부인, "남편이 타자만 맞히지 말래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9.21 07: 02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29)의 아내인 캐서린 주키치(29)가 22일 남편을 대신해 잠실 마운드에 선다. 넥센전 선발 등판이 아니라 경기 직전 시구를 위해서다. 외국인 선수 부인이 시구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사다. 그렇지만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주키치는 지난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10승째를 거뒀다. LG 외국인 투수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08년 10승을 달성한 크리스 옥스프링 이후 3년 만이다.
물론 주키치가 10승을 거둔 순간 캐서린도 생후 한 달 된 아들 라일리를 안고 남편을 응원하고 있었다. 아마도 주키치가 112개를 던지는 동안에도 결코 힘들지 않다고 느낄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주키치는 주키치고, 캐서린은 시구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이날 경기 전 만난 캐서린에게 시구에 대해 묻자 "오늘 시구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오랜만에 공을 던질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캐서린은 "아직 연습은 안 했다. 시구하는 날 연습을 하려고 한다"며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러나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조금은 떨릴 것 같기도 하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서 기분이 좋다"며 조금은 들뜨기도 했다.
그러나 캐서린은 남편이 자신에게 한 농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남편이 나에게 상대 타자만 맞히지 말라고 말했다"면서 "연습을 해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주키치는 직구,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주키치는 10승 달성 후 "캐서린이 시구 때 꼭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그의 부인인 캐서린은 어떤 구종을 선택해서 던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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