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요계를 주름 잡았던 일레트로닉 장르가 요즘 들어 주춤하다.
최근 컴백하는 가수들이 모두 'no 일레트로닉'을 외치며 전자음을 배제한 신곡을 발표하는 가운데, 가을을 맞아 발라드가 인기를 모으며 '전자음 시대는 한물 갔음'를 입증하고 있다.

시작은 리쌍이었다. 리쌍은 지난 8월 정규7집 '아수라 발발타'를 발표, 리얼 음악을 추구한 'TV를 껐네..' 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모든 음원차트의 1위를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차트에서는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7집 수록곡으로 도배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팬들은 따뜻한 느낌의 음악에 신선한 가사가 어우러진 점에 큰 점수를 줬다.
가을이 시작되긴 했지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최근에도 발라드 곡은 큰 사랑을 받는데 성공했다. 성시경이 정규7집으로 컴백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허각이 발표한 '헬로'도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다비치도 뛰어난 가창력을 과시한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를 거머쥐었다.
일레트로닉 음악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브아걸도 이번 정규4집에서는 전자음을 일체 배제했다. 리얼악기로 웅장한 사운드를 재현하고 가창력에 방점을 찍은 것. '아브라카다브라'로 일레트로닉의 절정을 찍었던 브아걸이기에, 이번 방향 선회는 의미를 지닌다.
이같은 현상은 올초 여러 제작자들이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큐브엔터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는 "올해 음악 패턴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일레트로닉 음악이 지난해 포화상태여서, 대중이 질려있다. 따라서 음악 색깔에서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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