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강명구가 재치 넘치는 베이스 러닝을 선보이며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강명구는 20일 대구 두산전서 5-5로 맞선 11회 2사 2루서 상대 투수 페르난도 니에베의 폭투를 틈타 홈까지 파고 들었다.
강명구는 21일 경기에 앞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것 같아 뛰었는데 생각보다 공이 먼저 들어왔다. 그냥 아웃되기 싫었다"며 "그리고 그 상황에서 아웃되면 무승부가 될 것 같아 태그당하지 않으려고 피했는데 운좋게 세이프 선언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도 내가 어떻게 피했는지 모르겠다. 홈플레이트가 아주 크게 보여 재빨리 터치했다. 주심의 동작을 보니 세이프를 선언했다"며 "정말 기분 좋았지만 너무 티를 내면 속보이니까 점잖게 했다"고 덧붙였다.

아내 고승미 씨로부터 '우리 신랑 잘 했어요' 라는 축하 문자를 받았다는 강명구는 "어제 경기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었다면 대박이었을 것"이라며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손은 괜찮냐고 묻더라. 그리고 어제 조동화, 박석민의 부상 소식 때문인지 '다치지만 마라'고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명구는 "하루 빨리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짓고 싶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발탁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강명구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물어봤는데 '공을 빨리 던지려고 하길래 타이밍은 늦을 것 같아 슬라이딩 했다'고 하더라. 재빠르게 홈플레이트 잘 긁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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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