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작전이 승부를 가르고 있다.
2위 전쟁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은 지난 20~21일 사직 롯데-SK전은 연이틀 대타 작전으로 승부가 갈렸다. 첫 대결에서 롯데는 6회말 대타 박종윤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올렸고, 둘째날에는 SK가 대타 6회초 최동수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승했다. 양팀 벤치에서는 고비 때마다 대타 작전으로 승부를 걸었고 그 결과에 웃고 울었다.
그렇다면 대타 작전으로 가장 재미를 본 팀은 어디일까.

올해 8개 구단 중 대타 타율이 가장 높은 팀은 SK다. 2할5푼5리의 대타 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흥미로운 건 이만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93경기에서는 대타 타율 2할에 대타 타점이 14점에 불과했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넘겨받은 28경기에서는 대타 타율 3할6푼2리에 2홈런 16타점을 올렸다. 결승타로 이어진 대타 작전만 두 차례. 특히 최동수가 이 감독대행 체제 이후 대타로만 14타수 7안타 타율 5할 4타점으로 맹활약이다.

SK 다음으로 롯데가 재미를 봤다. 대타 타율 2할4푼4리로 SK에 이어 2위. 대타 타율도 타율이지만, 대타로 나온 타자가 친 결승타가 4개로 가장 많다. 손용석(2개) 박종윤(1개) 황성용(1개)이 중요한 순간 결승타를 작렬시키며 믿고 내보낸 양승호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넥센은 대타 타율이 2할2푼6리로 3위이지만, 대타 타점이 36점으로 가장 많다. 화려한 은퇴식을 가진 이숭용과 그로부터 최고참 자리를 넘겨받은 송지만이 나란히 8타점씩 올리며 베테랑의 존재가치를 유감없이 떨쳤다. 전문대타로 활약한 오윤도 전반기에만 대타로 8타점을 올리며 김시진 감독을 흡족케 했다.
놀라운 대타 신공을 자랑하는 한대화 감독의 한화는 데이터상으로 보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타 타율 4위(0.217)와 대타 타점(25점) 공동 3위로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중요한 순간 활로를 뚫는 대타 작전으로 재미를 봤다. 기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뭔가가 있다.
LG는 대타 타점이 25점으로 한화와 공동 3위지만 대타 타율은 1할7푼2리로 가장 낮다. KIA와 두산은 나란히 대타 타율 2할에 결승타를 2개씩 기록하고 있다. 1위 삼성은 대타 타율 1할8푼에 2홈런으로 대타 타점이 12점으로 가장 낮다.
한편, 20타석 이상 대타 중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타자는 최동수다. 21타수 10안타로 대타 타율 4할7푼6리. 대타 타점이 가장 많은 선수는 한화 이양기였다. 45타수 13안타 타율 2할8푼9리에 11타점으로 유일하게 대타로 두 자릿수 타점을 올렸다. 대타 결승타는 손용석과 김동주(두산)가 2개로 가장 많고, 대타 홈런은 송지만·진갑용(삼성)·박기남(KIA)이 나란히 2개씩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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