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경기서 6이닝 이상을 꾸준히 소화 중이다. 가끔 제구력이 엇나가며 자충수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나 적어도 지금의 제 자리를 지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선발로 치르는 첫 시즌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이용찬(22. 두산 베어스)의 22일 한화전 등판은 더욱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년 간 팀의 마무리로 51세이브를 거뒀던 이용찬은 올 시즌 5월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본격 합류, 25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4.20(21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장충고 시절에도 선발보다는 구원투수로 자주 나서며 계투 특화된 모습이 강했던 이용찬이 사실상 생애 첫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분명 분전하고 있다.

특히 이용찬은 최근 4경기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 중이다. 8월 27일 삼성전서 6⅓이닝 7피안타 1실점 호투하며 '제 몫하는 선발'로 테이프를 끊은 이용찬은 3일 SK전서 이기기는 했으나 타선 지원 속 6⅔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내준 점수가 많았다. 그러나 어쨌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9일 KIA전서 6⅔이닝 8피안타 3실점 퀄리티스타트 승리를 거둔 이용찬은 16일 넥센전서 6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사사구 5개를 내줬고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선발로 자기 임무를 잘 소화했음은 분명했다.
투구패턴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마무리 시절 이용찬은 최고 153km의 직구를 앞세웠다. 긁히는 날에는 직구만 던져도 통하는 경기가 있었으나 슬라이더-커브 제구난과 직구 위주 투구의 수를 읽혀 통타당하는 날도 더러 있었다. 반면 최근에는 포심 패스트볼보다 싱킹 패스트볼과 김선우로부터 사사한 변형 체인지업을 적극 구사 중이다.
싱킹 패스트볼은 아직 자기 투구 밸런스를 100% 찾지 못한 이용찬이 찾은 돌파구 중 하나다. '팔스윙은 괜찮지만 중심 이동과 몸의 밸런스가 예전만 못하다'라는 현장의 평가를 여전히 받고 있는 이용찬은 포심의 구속이 마무리 시절에 비해 4~5km 가량 떨어지자 우타자 쪽으로 짧고 빠르게 떨어지는 싱커를 장착했다. 그와 함께 이용찬의 범타 유도율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한화 타선을 상대로 이용찬은 올 시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4.09에 피안타율 2할3푼7리로 못 던졌다기보다 운이 없던 케이스.
22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양훈과는 장군멍군을 주고 받았다.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 5월 17일 잠실 경기에서는 이용찬이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반면 양훈은 4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5월 28일 2차 대결에서는 양훈이 이용찬을 압도했다. 이날 다시 한 번 잠실에서 두산을 상대로 등판한 양훈은 9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9이닝 완봉승 포효에 성공했다. 이용찬도 데뷔 후 가장 많은 7⅓이닝을 던졌으나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고배를 들이켰다. 상대 선발 카드가 비등한 기세를 지닌 만큼 일단 더 오래 마운드를 지키고 상대 타선 노림수를 효과적으로 피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하며 이용찬은 계약금 4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에 1차 지명으로 유니폼을 입었다. 팀에서 거액을 투자했다는 점은 이용찬이 마무리 보직을 넘어 선발진 주축으로 자라나주길 바라는 기대감을 알 수 있게 한다. 올 시즌 '선발 수능 최종 합격'이 달린 22일 한화전서 이용찬은 어떤 발전상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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