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의 '무(모)한도전'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9.22 07: 49

“삼십대엔 사랑이란 감정이 스스로 쑥스러웠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사랑이란 감정이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영원한 테마 아닌가.”
영화 ‘친구’, ‘챔피언’, ‘태풍’ 등 그간 선 굵은 남성 영화를 주로 연출해왔던 곽경택 감독이 올 가을 멜로의 정석과도 같은 작품 ‘통증’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통증'은 그의 10번 째 작품이자 사랑이란 테마에 포커스를 맞춰 남녀의 감정을 가장 밀도 있게 그린 첫 번째 작품이다. 부산 사나이인 곽 감독이 ‘잘 모른다’는 서울을 배경으로 삼은 것 엮시 그에겐 큰 모험이었다.

영화 ‘통증’은 어린 시절 자동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과 그 사고로 인한 후천적인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자 ‘남순’과 유전으로 인해 작은 통증조차 치명적인 여자 ‘동현’의 강렬한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물. 곽 감독이 그린 결핍된 남녀의 아슬아슬한 사랑은 원조 한류배우 권상우와 정려원이 연기했다.
‘통증’은 공개되기 전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낳았다. 대중에게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두 배우가 인물 의존도가 높은 멜로 영화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미지수인데다, 남성 영화가 장기인 곽 감독의 이미지 역시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에게는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권상우, 정려원, 곽 감독이 그려낸 ‘통증’은 이 가을과 딱 어울리는 감성 멜로로, 제 이름값을 다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생했다. 관객들의 가슴속에 이야기의 감동을 소리 없이 파고들게 해 먹먹한 울림과 애잔한 여운을 남긴다. 
‘통증’으로 극장가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곽 감독이 또 다른 모험을 시작했다. SBS '기적의 오디션'에서 통통 튀는 개성과 밝은 캐릭터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신인 김준구를 자신의 차기작 단독 주연으로 발탁한 것.
곽 감독은 “차기작 ‘미운오리새끼’를 구상 중이었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친구들을 보고 내용이 구체화 됐다”면서 “김준구가 딱 맞다고 생각해 주연으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을 주연으로 세운 건 최초이자 나에겐 큰 도전”이라며 “이번 작품이 11번째 작품이지만 첫 번째 작품이란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운오리새끼’는 25년 전에 부산 헌병부대에서 방위병으로 복무했던 곽 감독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한 코믹 성장 영화로,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현재 70% 정도 촬영이 진행된 상황이다.
청년의 마음과 자세로 예술에 도전하는 곽경택 감독.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배우를 전면에 내세워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멜로 작품을 완성시킨 것처럼 곽 감독은 신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미운오리새끼’ 역시 그의 도전정신이 빛나는 백조 같은 작품으로 뒤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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