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황성용 홈 충돌', 양 팀 사령탑의 상반된 시각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9.22 17: 57

"크로스 타이밍이 아니었다. 이미 늦은 걸로 보였는데 비켜 주는게 맞지 않나 싶다".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시즌 최종전 경기가 열리기 전 사직구장.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은 앞선 두 경기에서 1승 1패씩 나눠 가지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의 향방을 시즌 끝까지 알 수 없게 하고있다. 경기가 중요한만큼 양 팀의 미묘한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 전 화제는 전날(21일) 경기에서 나왔던 SK 포수 정상호와 롯데 황성용의 홈 충돌 장면. 0-0으로 맞선 3회 1사 후 2번 타자 황성용이 좌중간 2루타로 득점권에 나갔다. 그리고 3번 타자 김주찬이 약간 짧은 좌전 안타를 날렸다. 2루 주자 황성용은 그대로 홈으로 내달렸고, 송구된 공과 주자가 거의 동시에 홈에 도착했다. 이때 SK 포수 정상호는 홈을 그대로 가로막고 있어 황성용은 이를 피해 홈 터치에 성공, 선취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홈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황성용은 정상호와 충돌하며 왼쪽 손에 통증을 호소했다. 그리고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던 다음 타자 이대호는 동기인 정상호에게 다가가 웃으며 가볍게 항의하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롯데는 이후 이대호의 2루타와 홍성흔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올렸으나 결국 SK에 2-6으로 역전패를 당해 다시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 양승호(51) 감독은 "분명 황성용이 공보다 먼저 들어왔다"면서 "느린 영상으로 보니 크로스 타이밍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정상호가) 홈으로 들어오는 길을 막고 있으면 두 선수 모두 다칠 수 있지 않는가"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이대호가 정상호에 한 말에 대해서는 "이대호가 정상호랑 동기니깐 가볍게 '위험하지 않느냐'라며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이만수(53) 감독대행의 시각은 달랐다. 선수 시절 명포수 출신인 이 감독은 "문제 없는 플레이가 아닌가"라며 "오히려 정상호가 잘 한것 같다"라는 시각을 보였다.
이 대행은 "일단 공이 막상막하로 들어왔고, 그렇기에 정상호는 자연스럽게 주자가 들어오는 길을 막은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에서는 주자가 부상을 피하면서 득점을 노리기 위해 포수 갖다 박는게 맞는 것이다. 가르시아가 그렇게 홈에 들어오지 않던가"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2위 싸움을 하다 보니 예민해져 그런 일이 일어난 것 아닌가 싶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플레이 하나에도 상반된 시각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인 두 팀의 사령탑. 시즌 막판 각 구단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시점이다. 어떤 방법으로 선수단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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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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