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이 된 시점에서 믿을 구석으로 활약하던 투수진 맏형이 팀의 자존심을 세울 차례다. 두산 베어스 에이스 '써니' 김선우(34)가 팀 12년 만의 국내 투수 한 시즌 15승을 향해 23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14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9(22일 현재)를 기록 중인 김선우는 23일 대전 한화전서 선발로 나선다. 한화에서 김선우의 대항마로 내세우는 선발투수는 김혁민(24)이다.

김선우는 후반기 9경기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전반기를 뒤로 하고 2008년 한국 무대 복귀 후 가장 내실있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김선우가 국내 무대 4번째 시즌 15승에 도전한다는 점은 팀에도 의미가 깊다.
두산이 마지막으로 배출한 한 시즌 15승 투수는 1999년 진필중으로 그는 그 해 16승 6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37를 올렸다. 이는 전담 마무리로 올린 성적으로 52세이브포인트(구원승+세이브)를 수확하며 구원왕좌에 오른 바 있다.
선발요원 15승을 기준으로 하면 이는 16년 만의 일. 1995년 원투펀치 노릇을 한 김상진(SK 투수코치, 당시 17승)과 권명철(LG 투수코치, 당시 15승)이 쌍두마차로 15승 이상씩을 올렸다. 21세기 이후로 팀 국내 투수 중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한 시즌 15승에 김선우가 도전하는 셈이다.
또한 김선우에게 23일 선발등판은 '앙갚음'의 의미도 담겨있다. 김선우는 지난 5월 19일 잠실 한화전서 8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 쾌투를 펼쳤으나 김혁민에게 무득점으로 묶인 빈타에 눈물지으며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큰 욕심 부리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15승 달성을 향한 의욕보다 평소 같은 '무심투'를 목표로 훈련에 임한 김선우. 그의 23일 등판은 선수 본인 만이 아닌 팀의 자존심도 달려있어 팬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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